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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노르웨이 국부펀드, 주식투자 늘리는 진짜 이유

입력 2016-10-21 17:37:44 | 수정 2016-10-22 00:14:56 | 지면정보 2016-10-22 A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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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기자의 Global insight

'주식 늘려 수익률 제고'는 왜곡

북해 원유·가스전 등 실물과
상관관계 낮은 자산에 투자해
수익 안정성 추구하려는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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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세계 증시는 세계 2위 연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주식 비중을 60%에서 70%로 높여야 한다는 운용전략 점검 위원회 권고를 받았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물론 한국경제신문(10월20일자 A10면)도 이 문제를 초저금리 극복 차원으로 해석·보도했다.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키워서 기대수익률을 높이기로 했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유럽경제정책연구센터(CEPR) 포털사이트(voxeu.org)에 게재된 보고서 요약문에 따르면 이런 설명은 틀렸다. 위원장 크누트 안톤 모르크 노르웨이과학기술대 겸임교수의 이름을 따서 ‘모르크 위원회’로 불리는 이 학자들은, 보고서에서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추가로 늘려서 수익률을 높이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a grave fallacy)”이라고 단정적으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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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물론 일부 자산만 잘 골라서 담았을 때 단기적으로 남들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이른바 ‘액티브 운용’의 높은 수수료를 정당화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각 상품의 가격이 위험과 기대수익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시장에서 매입 가능한 자산의 대부분을 골고루 담고 있어서 사실상 인덱스펀드에 가까운 대규모 기금이 초장기로 운영된다면 결과적으로 수익률은 시장 평균에 수렴할 것이다. 초과수익(알파)을 얻을 여지가 크지 않다.

그러면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왜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했나. 그 이유는 이 펀드가 1960년대 북해에서 대규모 원유·가스전이 발견돼 관련 수입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배경과 관련돼 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원부국이 돼 재정이 넉넉해진 것은 좋지만 금융위기가 나거나 유가가 폭락할 때 관련 수입이 대폭 감소하는 것을 깨닫고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1990년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따라서 이 펀드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실물인 원유·가스전과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안정성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위원회 소속 9명은 지난 20년간 기금 운용 결과를 분석한 뒤 “금융자산과 원유·가스전 간 리스크 상관관계가 감소했다”는 점에 전원 동의했다. 이들은 “불투명한 시장과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이 미미하고 특이한 리스크와 운용 실패로 인한 리스크가 (과거에 계산했던 것보다) 낮다”며 “시스템적인 시장 리스크(시장 자체의 붕괴 위험)와 주식 투자 비중 증대를 더 허용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비중을 70%로 높이자고 한 다수의견과 50%로 오히려 낮춰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있었다. 의견이 갈린 이유 역시 초저금리 환경에 대한 견해 차가 아니고, 재정을 얼마나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는 것에 대한 견해 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70%를 지지한 다수는 금융시장 리스크 증가를 재정 확대 등으로 완화하는 정책을 쓸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소수 의견은 현재의 재정정책 상황을 분석했을 때 금융시장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다음으로 큰 세계 3위 연기금은 한국의 국민연금(7월 말 기준 540조원)이다. 2044년에는 무려 2558조원까지 늘어나 세계 1위가 될 전망이다. 정부도, 국회도, 언론도 모르크 위원회의 설명대로라면 얻을 수 없는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거론하며 질타한다. 급격한 적립금 증가에도 자산배분을 다변화하거나 정확하게 평가하는 일엔 인색하다. 노르웨이의 원유·가스전도 부럽지만, 시장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목표를 제시할 줄 아는 문화가 더 부럽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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