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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 손학규 "꿈 접는다"고 했다가…

입력 2016-10-21 16:44:53 | 수정 2016-10-21 17: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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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2개월 전 “정치는 날고 들때가 분명해야 한다”며 은퇴
정계복귀 선언하며 새판짜기와 이명박·박근혜 정부 비판
정계은퇴 번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해
한국 정치에선 ‘정계은퇴 선언은 권토중래 위한 수순’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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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지난 20일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그가 2014년 ‘7·30 경기 수원병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이틀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바로 그 자리(국회 정론관)에서다.

이번엔 정치권 새판짜기를 내세웠다. 문재인의 더불어민주당과 결별하고 제3의 지대에서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그는 더민주를 탈당했다. 또 개헌을 지렛대로 삼아 세를 모은 뒤 내년 대선에 임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정계 은퇴 선언을 번복한데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2년 2개월여 전 정계은퇴를 선언하며 “정치는 날고 들때가 분명해야 한다. 지금은 물러나는게 순서”라고 했다. 또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을 만들려 했던 저의 꿈, 이제 접는다”며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 허름한 시골 흙집에서 생활했다. 간간이 서울로 올라오거나 정치 행사에 참석해서도 정치 관련 얘기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4·13 총선에서 야당 후보 지원유세도 거절했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도 계파 통합 행보 차원에서 강진의 흙집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손 전 고문은 “정계은퇴했는데 적절치 않다”고 거절했다. 손 전 고문은 2008년에도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강원 춘천의 한 농가에서 칩거하다 2년 만에 복귀했다. ‘시골 칩거’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는 4월 총선 뒤 정계 복귀를 위한 자락을 깔기 시작했다. 올해 5·18 행사 참석차 광주에 들러 “5·18의 뜻은 시작이다. 각성의 시작이자 분노와 심판의 시작이다. 또한 용서와 화해의 시작이기도 하다”며 “지금 국민의 요구는 이 모든 것을 녹여내는 새판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새판을 짜는데 앞장서 나갈 것을 여러분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다짐하고자 한다”고 했다. 사실상 정계 복귀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5개월여 강진에서 더 생활하다 하산해 내년 대선전에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가 내년 대선에 도전한다면 2007년과 2012년에 이어 세번째가 된다. 대선 주역이 될지, 불쏘시개가 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그는 기자회견에서 정계 복귀에 대해 국민들의 납득할만한 답은 물론, 자신이 왜 새판짜기의 주인공이 돼야 하는지, 자신이 아니면 안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대안은 없었다.

한국 정치사에서 정계은퇴 번복은 손 전 고문이 처음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한 뒤 1997년 대선에 나섰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도전했다가 패배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정계은퇴를 했다가 2007년 대선 3수에 나섰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도 약속을 번복했다. 문 전 대표는 4·13 총선 전 광주에 내려가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한 뒤 문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정계은퇴’약속에 대해 애매하게 얼버무리고 넘어간 것이다.

정계은퇴 선언은 결국 ‘권토중래’를 위한 수순에 불과했다는 게 손 전 고문의 사례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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