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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농업보호'가 농업 망치고 있다는 목소리 커

입력 2016-10-21 17:02:06 | 수정 2016-10-21 17:02:06 | 지면정보 2016-10-24 S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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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농업기술 발달로 곡물 생산이 인구 증가를 훨씬 앞서고 있다.
토끼처럼 새끼를 낳는 인류는 식량 부족으로 망할 것이라고 한
‘비관론자’ 토마스 맬서스의 ‘인구론’에 대해 토론해보자.
쌀을 둘러싼 경제적, 정치적 논쟁은 늘 뜨겁다. “쌀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자”는 말을 선뜻 꺼내는 사람이 드물다. 정치인인일수록 더욱 그렇다. 자칫 잘못 말을 했다가는 농민 단체로부터 뭇매를 맞는다. 농민들은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쌀을 사는 소비자들 중에서도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 왜 그럴까? 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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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신성하다” vs “쌀은 흔하다”

인류의 곡물 사랑은 깊고 깊다. 오래 전 수렵·채집 시대에 곡물을 얻기 위해 조상들은 들과 산으로 끊임없이 유랑(流浪)을 해야 했다. 그렇게 하고도 인류는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을까말까였다. “흰쌀밥과 빵을 배불리 먹고 싶다”는 소망은 인류의 DNA에 새겨졌다. 이런 과정에서 쌀과 밀은 거의 신성시됐다. 얻기 힘든 것은 귀하고 신성해지는 법이다.

우리나라에선 쌀이 그런 경우다. 1960년대까지도 우리는 ‘보릿고개’에 시달렸다. 쌀농사는 국가의 근본이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었다. 이런 탓에 농업의 경제적, 정치적 입김은 강했다. 1년 간 농사에 종사해 국민에게 주식(主食)인 쌀을 제공한다는 명분은 어떤 논쟁에도 우위에 섰다.

이에 대한 반론이 바로 “쌀은 흔해졌다”이다. 쌀은 인류 역사상 가장 흔한 상품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만 올해 풍작으로 420만t이 생산된다고 한다. 1인당 쌀 소비량이 1970년대 약 136.4㎏에서 작년 62.9㎏로 절반 이상 줄었다. 창고에 보관돼 있는 재고쌀 135만t과 올해 생산량 중 이월될 재고량 약 35만t을 합치면 전체 재고쌀은 적정량의 2배 이상인 170만t에 육박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재고량인 72만t보다 두 배 이상이 창고에 있다.

곡물이 남아도는 현상은 지구촌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 15년 사이 세계 곡물 생산량은 5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인구는 60억 명에서 73억 명으로 21% 가량이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 곡물 생산량은 엄청나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인류는 파멸에 이를 것’이라고 한 영국의 18세기 경제학자 토마스 맬서스가 깜짝 놀랄 일이다.

식량안보 vs. 시장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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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보호론을 펴는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점이 바로 식량안보론이다. 지금 재고량이 많아도 흉년이 지속되거나, 지구 기후변화로 곡물농사가 망하는 경우를 우려한 주장이다. 우리나라 쌀이 부족해지면 다른 나라들이 비싼 값에 팔려고 하거나, 한국을 위협해 속국화 하려고 할 것이란 걱정이다.

이에 대해 개방론자들은 ‘세계 쌀 시장 경쟁’으로 반박한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세계 곡물시장에선 쌀 등 곡물이 과잉 생산되고 있다. 서로 수출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1~2개 나라가 ‘한국을 죽이자’라고 담합할 가능성은 0이다. 이것은 세계 곡물 가격을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농가로부터 쌀 1t당 171만원 정도에 사준다.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t당 45만원 가량 된다. 거의 4배이다. 이런 한국시장이라면 앞다퉈 쌀을 수출하려 하지 ‘한국을 죽이자’할 이유가 없다. 국제가격만 보면 지금도 수입해 먹는 것이 훨씬 싸다.

무엇보다 지구촌을 대변하는 유엔(UN)은 식량수출금지를 제재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세계 각국은 석유 수출과 같은 금수조치를 취해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식량수출금지를 하진 않는다. 한국인을 지구에서 멸종시키자고 나서지 않는 한, 식량 위협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구기후 변화로 쌀 농사가 안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 역시 성립하기 어렵다. 기후 변화로 지구촌 전체가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다면 모를까 유독 한반도만 쌀농사가 안될 가능성은 없다.

농업 보호론 vs. 농업 개혁론

농업과 농민을 보호하자는 이야기는 선거철만 되면 쏟아져 나온다. 최근 야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는 “농민을 공무원화 하자”고 제안해 논란을 빚었다. 지금 우리나라 공무원은 102만 명을 웃돈다. 농민수는 250만 명이다. 내년 우리나라 1년 예산 400조 원 중 공무원 임금으로 63조원 가량이 나간다. 여기에 250만명을 더하면 어떻게 될까? 말이 안되는 제안이다. 표를 노린 무리수라는 것을 농민들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은 구조개혁이 절실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농민이 농업 이외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전체 수입 중 53% 정도다. 일본 농부의 87%, 대만농부의 81%에 비하면 매우 낮다.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농민의 손자손녀가 쌀을 잘 안 먹는다. 먹을 것이 매우 많아서다. 이것은 축복이지 저주가 아니다. 농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1.9%에 불과하다. “남는 쌀을 아프리카에 원조하면 되지 않으냐”고 하지만 곡물은 물류비용이 7배나 더 드는 품목이다. 주요 곡물생산 국가들이 아프리카에 쌀지원을 해주지 못하고 태워버리는 이유다. 김밥이 왜 1000원인 줄 아는가? 우리나라의 높은 쌀값으로는 불가능한 가격이다. 찐쌀을 수입해쓰는 덕분이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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