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200만 파리지앵, 위고를 떠나보내다
나폴레옹은 1806년 파리에 개선문 건설을 지시한다. 그는 생전에 개선문을 보지 못했다. 1840년 운구차에 실려 개선문 아래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개선문을 지나간 운구 행렬의 주인공은 나폴레옹 말고 딱 한 명뿐이다. 불멸의 명작 《레 미제라블》을 남긴 대문호 빅토르 위고다. 프랑스 국장으로 치러진 위고의 장례식에는 200만여명이 운집했고, 시민들은 장례 행렬을 따라 개선문을 지나 장지인 팡테옹까지 갔다. 위고는 ‘파리가 사랑한 천재’였다.

《파리가 사랑한 천재들》은 예술과 혁명의 도시인 파리에서 활동한 위고, 발자크, 졸라, 프루스트, 보부아르 등 문인 5명과 모딜리아니, 로댕, 샤넬, 에펠, 피아프 등 예술가 5명을 두 권에 나눠 소개한다. 문화기행 작가인 저자는 이들이 태어나고 살았던 집과 작업실, 작품 속 배경, 마지막 안식처인 묘지를 순례하며 그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아름다운 파리의 풍광과 함께 풍성하게 들려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이나 연애담을 함께 읽는 재미가 있다. (조성관 지음, 열대림, 각권 280쪽, 각권 1만88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