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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형님, 왜 전화도 안해” 박지원 “야, 2중대장이 왜 하냐”

입력 2016-10-20 13:17:06 | 수정 2016-10-20 13: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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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내대표가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안 만날 겁니다. 누가 손해인지 보자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74)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 문제와 관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56)와 연락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박 위원장은 “나는 ‘2중대장’이기 때문에 얘기 안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어제 저한테 ‘아니 형님, 아무리 그랬다고 수술 받고 누워있는데 전화도 안 하냐’고 하기에 제가 그랬죠. ‘야, 민주당 2중대장이 너한테 왜 하냐’고.”(정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담석 수술을 받았다.)

이날 박 위원장 발언은 국민의당이 가장 싫어하는 ‘2중대’ 표현을 써 가며 격한 비난을 퍼부은 정 원내대표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새누리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총선 이후 6개월을 돌아보면 국민의당은 양당 사이의 조정자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충실한 2중대였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반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대통령 사저 의혹 제기, 법인세 인상 추진 등 최근 국민의당 행보를 조목조목 짚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과거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대거 국민의당을 찍었는데 그분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며 “결국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흡수 통합당해 소멸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개원, 추경, 서별관회의 청문회, 국감 등에서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얼마나 조정하고 역할을 했느냐”며 “그때마다 감사하다고 해 놓고 느닷없이 2중대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사실 박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는 30년 가까이 알고 지내 서로 ‘형님, 동생’ 할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정 원내대표는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시절이던 1988년 미국 뉴욕한인회장이던 박 원내대표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국회의원과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과 야당 원내대표, 1당과 3당의 원내대표 등으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야가 ‘최순실 게이트’를 놓고 충돌하면서 두 사람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서로를 격하게 깎아내리는 상황이 됐다. 전날 박 위원장은 대북송금 사건을 꺼낸 정 원내대표에게 “요즘 좀 정신이 나간 것 같다”고 쏘아붙기도 했다.

노련한 정치인들끼리 ‘공은 공, 사는 사’를 전제로 설전을 벌이는 것이긴 하지만, 국민들을 생각해 피곤한 ‘디스전’은 멈추고 국회를 보다 생산적으로 만드는 데 손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4·13 총선 직후 두 사람은 서로 두터운 친분을 강조하며 협치를 약속했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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