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불안 느낀 김정은, 폭발물·독극물 탐지 강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으며 신변 불안을 느낀 김정은(사진)이 자주 행사 일정과 장소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9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답했다며 이완영 새누리당,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이태규 국민의당 간사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원장은 “김정은은 신변 불안을 느껴 행사 일정과 장소를 자주 바꾼다”며 “폭발물, 독극물 탐지 장치를 해외에서 도입하는 등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잇단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가 북한 내 체제 불안정성을 심화한다는 분석이다. 이 원장은 “일시적으로 자제했던 숙청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이후 재개돼 9월까지 공개 처형된 사람만 64명”이라고 밝혔다.

북한 내부에선 김정은 폭정이 이어져 엘리트층의 충성이 약해지고 부패가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북한 출신 한 간부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에게는 생사를 함께할 심복이 없고 권력층도 신변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충성한다”며 “북한 일부 지역에선 수도,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집단 항의를 한 적도 있다”고 북한 상황을 전했다. 이 원장은 “국내 입국한 탈북민이 지난해에 비해 20% 증가하는 등 민심 이반이 심화돼 정권 불안정성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후 북한의 외화 수입이 2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원장은 “자금 경색으로 소비와 상거래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며 “냉면값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먹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은 통치 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금고가 고갈됐다는 근거도 발견되는 등 국제 제재에 따른 체제 균열위기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조업권과 관련해 이 원장은 “북한 해역에서 활동하는 어선이 2200여척으로 예년에 비해 두 배 증가했다”며 “조업권 총판매 수익은 45% 늘어난 5800만달러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다.

이 원장은 “김정은이 2~3일에 한 번씩 공개 활동을 하는 등 건강에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과음과 폭식으로 인한 심장질환 고위험군”이라며 “사나흘에 한 번씩 밤새 술을 마셔 자제를 못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은 약간의 정신불안 증세로 술에 취하면 행패를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익/은정진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