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상 처음으로 발행한 달러표시 국채가 세계 투자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당초 발행 예상 규모는 100억~150억달러였으나 670억달러에 달하는 매입 수요가 몰리자 총 발행 규모를 175억달러(약 19조6500억원)까지 늘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 오전 사우디가 한 번에 175억달러어치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며 지난 4월 아르헨티나가 세계 국채시장에 복귀하며 기록한 신흥국의 1회 최고 국채 발행액(165억달러) 수치를 갈아치웠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세 종류로 나눠 채권을 찍었다. 5년 만기 채권은 연 2.63%, 10년 만기는 연 3.44%, 30년 만기는 연 4.64% 수익률로 각각 발행됐다. 이는 당초 제시된 예상발행 금리보다 약 17~23bp(1bp=0.01%포인트) 낮은 것으로, 그만큼 채권 가격이 높게 평가됐다는 뜻이다. 초저금리에 시달리는 각국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입했다.

사우디 정부는 2014년 하반기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은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아람코 가치를 2조~3조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이 회사 지분 5%를 상장하면 1000억~500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