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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희 이대 총장, 언제 '사임' 결심했을까…사건의 재구성

입력 2016-10-19 16:41:09 | 수정 2016-10-20 11: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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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마저 등 돌린 게 결정적
'교수 집단행동' 여론 악화에 결심한 듯
사임 입장문에서 "정유라씨 특혜 없었다" 강조
19일 전격 사임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 한경 DB기사 이미지 보기

19일 전격 사임한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사진)이 19일 오후 2시께 전격 사임했다.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 84일째 되는 날, 130년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교수 시위가 열리기 1시간30분 가량 전이었다. 학생과 교수들 상당수가 최 총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최 총장은 그동안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논란의 출발점은 미래라이프대(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추진이었다. 이를 반대하는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했다. 8월 초 해당 사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의 학내 경찰병력 투입이 갈등을 키웠다. 최 총장을 불통(不通)으로 규정한 학생들이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 사태가 장기화됐다.

학생들과의 마찰에도 “흔들림 없이 총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혀온 최 총장이 물러날 ‘징후’가 엿보인 것은 이달 7일 이사회 자리에서였다.

이사들은 이날 일제히 최 총장에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사들의 질타에 최 총장은 “제가 이런 사태를 생각하지 못하고 불찰로 빚어진 일이라는 것에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후회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논란 속에서도 신임을 보내온 이사회가 사실상 등을 돌린 게 최 총장이 물러나는 데 결정적 이유가 됐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 대목. 여기엔 청와대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이 방아쇠(trigger) 역할을 했다.

이사회 자리에서 최 총장은 “체대 학생(정씨) 관련해서도 학교를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었으니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이후 정씨에 대한 의혹이 잇달아 터져나왔다. 이화여대는 지난 17일 교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어 “특혜는 없었다”고 공식 해명하며 진화를 시도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도리어 “총장이 물러날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는 송덕수 학사부총장의 발언이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결국 이날 교수들이 총장 해임을 촉구하는 이대 역사상 첫 집단행동을 진행키로 하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되자 전격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최 총장의 속내는 사임과 함께 공개한 ‘총장직을 사임하면서 이화의 구성원께 드리는 글’에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이화가 더 이상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서두를 뗐다.

A4 용지 한 장 분량의 글에서 최 총장이 굵은 글씨로 강조한 문구를 보면 “입시와 학사 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총장직 사퇴를 표명하오니) 본관에서 아직 머물고 있는 학생과 졸업생들은 바로 나와서 본업으로 돌아가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등의 내용이 눈에 띈다.

이어 “저의 사직으로 그간의 분열을 멈추시고 오로지 학생과 학교를 생각하시고, 이화가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하시며 힘을 모아 지금의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여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당부로 글을 맺었다.

자신의 사임을 계기로 본관 점거 사태와 정씨 특혜 의혹을 마무리하자는 뜻이다.

일단 학생들은 조건으로 내건 총장 사퇴가 이뤄진 만큼 80일 넘게 이어온 본관 점거를 풀기로 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본관 앞에서 예고한 대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일부 학생은 본관 창문을 열고 “이제 나간다”며 환호하기도 했다.

다만 정씨에 대한 특혜 의혹이 최 총장의 사임으로 일단락될 지는 미지수다. 최 총장은 특혜가 없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학교뿐 아니라 정치권을 포함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터라 그간 제기된 여러 의혹이 총장 사퇴와 별개로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영상=김광순 한경닷컴 기자 gasi01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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