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일감 확보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서 눈길을 끈다.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최근 조합원에게 배포한 유인물에서 "세계경기 침체 속에 조선업 불황의 늪이 계속되면서 국내 대형 조선사를 포함한 조선업종 노조 모두 처절한 생존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미포조선은 구성원의 생존권을 지키고 있지만, 신규 수주가 이어지지 못한다면 더 힘든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수주 실적이 5척에 2억2300만달러에 불과하다. 목표치 30억달러 대비 7.4%에 그친 것이다.

노조는 "당장 내년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며 "현재에 안주해서는 고용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일감 확보만큼은 노사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노사 공동 수주팀' 구성을 회사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일감 확보를 노조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삼성중공업 노조도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4월 사측과 함께 해외 영업에 나섰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변성준 노동자협의회 위원장 등이 함께 호주 퍼스에서 열린 'LNG 18' 전시회에서 선주사들을 만나 선박 발주를 호소했다.

직원 대표 기구인 노동자협의회는 올해 3월부터 셰브런, 가스로그, 인펙스 등 거제조선소에 나와 있는 대형 선주사를 찾아 다니며 회사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이 해외에서 고객을 만나 영업활동을 벌인 것은 처음"이라면서 "우리의 진심이 고객들에게 전해져 선박 발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현대중공업도 2013년 합리 성향의 노조 집행부 시절 김진필 위원장이 회사의 해외 영업 현장에 따라가 선주들에게 "노사가 힘을 합쳐 최고 품질의 선박을 건조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회사의 대외 신뢰도를 높였다.

그러나 최근 강성 노조 집행부의 파업투쟁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대외 신뢰마저 무너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난 9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기본급을 동결하는 등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을 20년째 무분규로 타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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