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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면세점 대전'이라더니…왜 이리 조용하지?

입력 2016-10-18 18:13:16 | 수정 2016-10-19 10:12:18 | 지면정보 2016-10-19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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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면세점 입찰
마감 2주 지났지만 사업자들 '정중동'
초반부터 공격적이던 작년과 다른 양상

판과 룰이 바뀌었다
작년엔 '깜깜이 심사'…홍보·여론전 치열
올해는 '공개심사'…평가항목에만 치중

사업자들'동상오몽(同床五夢)'
느긋한 롯데·SK
HDC신라·신세계는 조용히 심사 준비
'신인' 현대백화점만 적극적
신세계면세점은 작년 9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뒤 매주 새로운 내용을 하나씩 발표했다. CJ와 한류 콘텐츠를 제휴하고 중국 하이난면세점과 손잡는다는 것 등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중구와 국내 관광 진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별도 기자간담회도 열었다. SK네트웍스와 두산 등 입찰에 나선 다른 업체들도 매주 자료를 내며 초반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이번엔 다르다. 작년 상·하반기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면허 3개를 놓고 5개 업체가 경쟁 중이지만 분위기는 딴판이다. 초반부터 홍보전에 나서고 경쟁 업체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던 작년과 달리 서로 무관심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3차 면세점 대전’이 될 것이라던 예상과 다른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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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오디션서 경험자들 입시로

지난 4일 마감한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엔 롯데와 HDC신라, SK네트웍스, 신세계, 현대백화점 다섯 곳이 신청서를 냈다. 경쟁률로만 보면 작년 상반기 1차 입찰(7 대 2)보다는 좀 약하지만 2차 입찰(5 대 3) 때와 같다.

그럼에도 업계가 체감하는 경쟁 강도가 작년보다 약해진 것은 ‘판’이 달라져서라는 분석이 많다. 작년엔 시내면세점 사업에 새로 뛰어드는 업체가 많았다. 1차 때는 네 곳(한화, 신세계, 이랜드, 현대백화점), 2차 때는 두 곳(두산, 신세계)이 신규 업체였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업체마다 ‘내가 적임자’라는 점을 적극 알려야 했다. 반면 이번엔 현대백화점만 신규 업체다.

심사 과정도 달라졌다. 작년까진 세부 평가 항목이나 심사 결과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해는 모든 게 공개된다. 선정 업체의 항목별 점수까지 알 수 있다. ‘깜깜이 심사’였던 작년엔 여론전이 중요했지만 ‘공개 심사’인 올해는 시험점수만 잘 받으면 된다는 생각들이란 것이다. “작년엔 튀어야 살아남는 오디션 참가 신인들의 처지였다면, 올해는 차분히 입시를 보는 수험생 같다”는 게 입찰 참가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면세점에 대한 환상이 깨진 것도 경쟁 분위기가 달라진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까지만 해도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 낳는 거위’로 통했다. 그러나 작년에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HDC신라, 한화, 신세계, 두산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신규 면세점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아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년보다 덜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존 업체들은 긴장감 줄어

새 얼굴의 도전을 받는 ‘터줏대감’들의 상황도 작년과 달라졌다. 작년 11월은 롯데와 SK네트웍스의 면세점 특허 기간 만료를 앞둔 때였다. 매출 1, 2위 면세점인 롯데 본점과 롯데 잠실점, SK의 유일한 면세점인 워커힐면세점이 경쟁 입찰 대상이었다.

롯데는 자칫 잘못하면 면세점 매출의 60%를 날릴 위기 상황이었고, SK는 면세점 사업에서 퇴출될 처지였다. 또 당시엔 ‘독과점을 깨고 신규 업체가 진입해 면세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롯데와 SK네트웍스에 불리했다. 하지만 이번 싸움은 불리하지 않다고 두 업체는 보고 있다. 작년에 사업권을 잃은 롯데 잠실점과 SK워커힐면세점 폐점 후 갈 곳이 없어진 직원들의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부정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다시 3개의 사업권을 주기로 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에 처음 진출하려는 현대백화점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만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4개 업체는 초반에 서로 눈치를 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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