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중단…주택대출 눈치보는 은행들
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려는 금융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정책상품인 보금자리론 공급이 연말까지 사실상 중단된 데 이어 내 집 마련을 위한 또 다른 정책 상품인 적격대출도 한시적으로 판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눈길은 은행의 자체 담보대출 상품에 쏠리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자제 요청에 따라 대출 금리를 올리고 여신심사를 강화하는 등 눈치를 보고 있다. 아직 대출상품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주요 은행에서는 연 2~3%의 금리로 주택담보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강화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출금 상환을 위한 소득증빙 등을 해야 한다. 대부분 변동금리 혹은 5년간만 금리가 고정되는 상품이란 게 단점이다. 20년 이상 금리가 고정되는 상품은 정책 대출에 비해 금리가 연 1~2%포인트가량 높아 연 5%대까지 올라간다.
보금자리론 중단…주택대출 눈치보는 은행들
우리은행의 우리아파트론은 5년간 금리를 고정한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고정혼합형 대출 수요가 많다. 대출금리는 연 2.85~4.15% 정도다. 국민은행의 ‘KB 코픽스(COFIX) 연동 모기지론’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저 연 2.7%의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신한은행은 ‘TOPS주택담보대출’ 등이 대표 상품인데 최저 연 2.9%의 금리가 적용된다. 은행 자체 상품도 정책 대출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아 대출 이후 1년 이내에 원금 분할상환을 시작해야 한다.

정책 금융상품 중에는 디딤돌 대출에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면 이용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연 2.1~2.9%로 최대 2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다만 담보주택 가격은 6억원 이하이고 전용면적 85㎡ 이하(읍·면은 100㎡까지)여야 한다. 대출한도는 주택담보 가치의 최대 70%까지다. 원리금균등분할상환과 원금균등분할상환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이자만 납부하는 거치 기간은 최대 1년이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부부합산 소득이 연 7000만원 이하면 이용할 수 있다. 다음달 말까지는 최저 연 1.6%로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창구에서 ‘유동화 적격 모기지론-적격전환대출’ 등의 이름으로 판매해온 적격대출은 한도 소진으로 대부분 은행에서 판매가 중단됐다. SC제일은행은 이번주까지만 이 상품을 판매한다. 정부가 한도 증액을 검토하고 있지만 연내 판매 재개를 확신할 수 없다. 이 상품은 일반 은행 대출에 비해 낮은 이자율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는 이용할 수 없고 원리금분할상환 방식으로만 대출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주택담보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정책금융이나 은행 상품보다 금리가 높고 신용등급이 내려갈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