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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특혜 의혹' 이화여대 해명 들어보니…

입력 2016-10-18 15:55:49 | 수정 2016-10-19 08: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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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입상실적 반영기간 해석 엇갈려
학교측 조치 '통상적 판단' 여부는 쟁점
학생들이 점거농성 중인 이화여대 본관. / 한경 DB기사 이미지 보기

학생들이 점거농성 중인 이화여대 본관.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이화여대가 청와대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대해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정씨를 둘러싼 모든 의혹이 우연일 뿐이라는 결론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화여대는 전날(17일) 비공개로 진행한 교직원 대상 설명회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 가운데 일부에 대해선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뒷맛이 개운치 않은 대목도 있다. ‘입학전형 서류 제출 마감 뒤의 입상 실적이 평가에 반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이 대표적이다.

한경닷컴은 18일 학교 측 해명 내용의 사실관계를 하나 하나 따져봤다. 상식적 판단을 위해 타 대학 전·현직 입학처장 등 입학 관계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 梨大 "기한 넘긴 메달 반영 안해"

정씨가 입학할 당시 수시모집 체육특기자전형 요강을 보면 이화여대는 지원자격을 “최근 3년 이내(2011년 9월16일~2014년 9월15일) 국제 또는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개인종목 3위 이내 입상자”로 명시했다.

1단계에서 서류 100%로 정원의 3.5배수 내외를 추린 뒤 2단계에선 1단계 성적 80%와 면접 20%를 합산해 평가했다. 서류평가는 원서 마감일 기준 3년 이내 입상 내용만 대상으로 했다. 면접고사에선 체육특기자로서의 자질, 역량 및 성장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화여대는 정씨를 염두에 두고 승마특기자를 신설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엘리트급 선수 지원 확대를 위해 선발종목 확대(승마 포함)를 결정했다”면서 2014년 9월 수시전형에 지원한 정씨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원서 접수 마감 나흘 뒤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학교 측은 이 금메달 획득을 근거로 정씨가 다른 지원자와의 격차를 벌리며 합격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제시된 기한을 넘긴 점이 문제가 됐다. 규정대로라면 정씨가 지원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1단계 서류평가에선 해당 입상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원자격으로 제시한 입상 기한을 어긴 게 아니라는 얘기다. 대신 2단계 면접에선 정씨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평가에 반영했다.

제출 마감 전 3년 이내 입상해야 하는 조건은 서류전형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학교 측은 풀이했다. 별도 기한을 두지 않고 ‘종합적 평가’를 한 면접에서는 제출 마감 이후의 입상 실적을 반영해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

정씨가 승마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으므로 지원요건의 ‘개인종목 3위 이내’ 요건과 다르지 않느냐는 의혹의 경우 표현상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단체종목은 야구, 축구 같은 팀플레이 종목이 해당되며 승마는 개인종목으로 분류된다. 개인종목 내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입상 여부를 가리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화여대 2015학년도 수시모집 체육특기자전형 입시요강. / 이화여대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이화여대 2015학년도 수시모집 체육특기자전형 입시요강. / 이화여대 제공


◆ '종합적 평가' 표현의 애매모호함

다만 이화여대처럼 지원조건에 명시한 입상 실적 반영기간을 서류평가에만 적용하고, 면접에선 달리 해석하는 것이 ‘통상적 판단’에 해당하는지는 쟁점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 입학 관계자는 “(정씨가) 기한 내 입상 실적을 제출하지 못했다면 면접에서 어떻게 입상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느냐”고 짚었다. 이러한 애로점 때문에 정씨가 면접 당시 굳이 국가대표선수단복을 입고 금메달을 가져갔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면접 당일 입학처장은 면접위원들에게 복수의 면접 대상자가 선수단복을 착용하고 수상 메달을 소지한 사실을 ‘특이사항’으로 알렸다. 면접 대상자 21명 중 정씨를 포함한 3명이 해당됐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 소재 한 대학 입학처장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지원자 한 두 명만 해당되는 예외적 사례라 해도 입학관리 규정이나 지침에 명시한다. 규정이나 지침으로도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엔 입시관리위원회 등의 절차를 소집해 대응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1단계 서류평가와 달리 면접에선 아시안게임 입상 실적이 평가에 반영된다는 사실도 공지했다. 이른바 ‘종합적 평가’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제시된 기한을 넘긴 입상 실적도 평가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일부 면접위원은 평가의 공정성에 이의제기를 하기도 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입시요강 평가방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소재 대학의 입학 관계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자격기준 미달로 볼 수 있다. 꼭 이화여대가 어떤 의도를 갖고 한 게 아니라도 체육전공 입시가 허술하게 진행되는 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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