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vs 펀드] 대형주에 집중 최장수 펀드…설정 이후 357% 수익률
2002년 출시된 ‘KB그로스포커스’ 펀드는 KB자산운용의 최장수 펀드로 주로 대형주를 담는 상품이다. 수년간 이어진 중소형·가치주 장세에도 투자철학을 고수해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B그로스포커스 펀드의 설정 이후 수익률은 357.36%다. 벤치마크(코스피200 등 비교의 대상이 되는 지표) 수익률을 100%포인트 가까이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장세였던 연초 이후에는 6.02%의 성과를 냈다. 시장 평균 수익률을 7%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

성과에 비해 펀드 덩치는 크지 않다. 2013년 12월 말 2200억원이었던 펀드 규모는 1년 뒤 2721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말 111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현재는 752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지난 몇 년간 국내 대형 성장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탓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률 상승세를 타고 다시 판매사 창구를 통해 가입 문의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운용보고서를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이 펀드는 △삼성전자 22.3% △코오롱인더스트리 5.5% △KB금융 3.8% △현대모비스 3.6% △현대차 3.4% △아모레퍼시픽 3.1%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섹터별로는 정보기술(IT)이 28.6%로 가장 많고 경기소비재(14.6%), 소재(14.6%) 비중도 높다. 코스닥 투자 비중은 4%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성장주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 결과다. 당장 시장에서 각광받는 단기 테마성 업종이나 종목보다는 장기적인 성장성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고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성천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상무는 “최근 대형주들이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수익률이 대폭 개선됐다”며 “기존 고객의 환매는 줄고, 새로 유입되는 자금은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