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중도금 대출 금융회사 잡기’ 비상이 걸렸다. 시중은행이 대규모 중도금 대출을 꺼리면서 한 아파트 분양단지를 2~3개로 쪼개 각기 다른 제2금융권 회사에서 대출받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방침으로 주요 은행이 신규 중도금 집단대출을 연말까지 사실상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여파다.

1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에서 중견건설업체가 분양 중인 A단지의 중도금 집단대출은 제2금융권을 포함해 세 개 금융회사가 하기로 했다. 울산에서 분양 중인 B단지도 신협 등 두 개 금융회사가 중도금 대출을 맡았다. 김의열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시중은행이 중도금 집단대출을 꺼리면서 중소 건설사뿐만 아니라 일부 대형 건설사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해 제2금융권까지 훑고 있다”고 말했다. 속칭 ‘중도금 대출회사 쪼개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도금 대출 금리는 뛰고 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연 2% 후반이던 금리가 연 3% 중후반까지 올라갔으며 일부 제2금융권에서는 연 4%까지 뛰었다.

정부는 집값이 큰 폭으로 뛴 서울 강남지역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 억제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지방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부 지역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설지연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