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등 최근 쏟아지고 있는 악재의 영향이 올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신문이 16일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과 ‘한경밀레니엄포럼’ 회원 20명을 대상으로 벌인 긴급 경기진단 설문에서 90%는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잇단 악재로 국내 경기는 4분기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 침체를 막을 대책으로는 구조개혁이 가장 많이 꼽혔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구조조정을 올해 안으로 끝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정치권, 노조, 시민단체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쟁을 벌여 사회불안이 가중돼 위기로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재정 확대(28%),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 유도(8%)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금리 인하 등 통화완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는 4%에 불과했다. 송두한 농협금융지주 금융연구소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빅2’ 리스크는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75%)는 견해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큰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25%)는 견해를 압도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결국 기업 자신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자생력을 믿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동시에 정부는 기업의 혁신을 도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국내 기업들도 구글처럼 20~30명 단위로 핵심 내부 조직을 만들어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는 조직 혁신에 성공한다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심성미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