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개발 총책임자인 최용수 MC연구소 상무가 서울 가산동 연구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개발 총책임자인 최용수 MC연구소 상무가 서울 가산동 연구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V20의 뒷면 커버는 항공기·요트 제작에 쓰이는 특수 알루미늄(AL6013)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양쪽 가장자리 부분을 둥글게 휘어지도록 설계해 비틀림에도 강합니다.”

LG전자가 지난달 말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개발을 총괄한 최용수 MC연구소 상무는 “V20의 내구성은 어느 스마트폰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LG전자는 국내에 이어 오는 28일 미국 시장에도 V20을 공식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V20으로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미국 국방부 기준도 통과

V20의 내구성 강화를 위해 최 상무는 제품을 수백 번씩 떨어뜨려 보면서 문제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뒷면 카메라에 보면 눈에 띄지 않는 보호필름이 붙어 있는데 다양한 충격 실험에서 취약한 부분으로 나타나 개선한 것”이라며 “뒷면 알루미늄 커버를 위아래에서 잡아주는 본체 상·하단은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Si-PC) 소재를 써서 강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는 가벼우면서도 충격 흡수에 탁월한 성능을 갖춘 소재로 평가받는다. 레이싱 경주용 헬멧이나 스키 부츠 등에 쓰인다. 여행용 가방 소재로 사용하는 일반 폴리카보네이트 대비 20% 이상 충격에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상무는 “V20은 미국 국방부 군사 표준 규격인 밀리터리 스탠더드 낙하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군인들이 훈련이나 전쟁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원터치형 뒷면 커버 장착

V20은 배터리가 착탈식 구조로 설계돼 있다. 기존 제품과는 달리 버튼을 누르면 커버가 열리는 방식이다. 최 상무는 “이전 스마트폰은 손톱으로 홈과 기기 사이를 벌려 커버를 분리해야 했지만 V20은 간단히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뒷면 커버가 열린다”며 “버튼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커버 안쪽 디자인도 새롭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V20 출시 전 일선 대리점을 돌면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여전히 착탈형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V20을 개발할 때 안테나 설계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뒷면 커버를 기존 플라스틱에서 메탈(금속) 소재로 바꾸다 보니 안테나의 신호 수신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며 “LTE(4세대 이동통신), 와이파이 등 각종 신호를 잡아내는 안테나를 본체 상·하단 부분에 집중 배치해 이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V20은 전작 V10에서 문제로 지적된 소비자 불만도 개선했다. 무게는 전작에 비해 19g 줄어든 173g까지 낮췄다. 최 상무는 “고성능 부품과 메탈 소재를 쓰면서도 무게를 줄이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며 “부품 하나하나를 조금씩 가볍게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뱅앤올룹슨(B&O)과 협업해 오디오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광각카메라로 넓은 풍경과 셀프카메라에 유용하도록 만든 것도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안전하고 고장 없이 쓸 수 있도록 기본 품질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