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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변호사·검사 '사' 자들은 지긋지긋…주인공 직업 폭 넓힌 TV

입력 2016-10-14 18:20:35 | 수정 2016-10-15 00:49:23 | 지면정보 2016-10-15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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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변호사 같은 전문직 선호
현재는 기자·사무장·승무원 등 다양한 인물 밀도 높게 표현

"을의 애환 그린 드라마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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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기상캐스터 표나리가 기자냐?” “앵무새처럼 대본 읽는 것도 아니고, 직접 취재해서 날씨 꼭지만은 자기가 분명히 책임집니다. 뉴스가 아니면 왜 뉴스 시간에 하고, 기상캐스터가 왜 보도국 소속입니까.”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 분)가 잘릴 위기에 처하자 같은 보도국 기자 이화신(조정석 분)이 그를 편들며 하는 말이다. 극 중에서 표나리를 생각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지만,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의 역할과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엉덩이는 동해로, 가슴은 서울 쪽으로”라는 PD의 ‘성희롱 멘트’를 듣고 살지만, 날씨 뉴스를 전하기 위해 취재하고 방송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날씨 기자’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직업이 다양해지고 있다. 전문직은 대부분 의사, 변호사에 한정되던 이전과 달리 기상캐스터(질투의 화신), 노량진 학원 강사(tvN ‘혼술남녀’), 승무원(KBS2 ‘공항 가는 길’), 로펌 사무장(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시청자들이 정의를 위해 싸우고, 직업윤리를 지키려 애쓰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엿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면, 최근에는 팍팍한 일상 속에서 “저들도 나와 같구나”라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갑(甲)에서 을(乙)로 변한 주인공들

주로 ‘을’로 사는 이들의 애환을 그린 것도 특징이다. ‘혼술남녀’는 노량진 공무원시험 학원에 입성한 초짜 국어 강사 박하나(박하선 분)와 스타 강사 진정석(하석진 분)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다 임용고시 때를 놓치고 직업 강사가 된 박하나. 큰 꿈을 품고 노량진 공시학원에 입성했지만 노량진의 생존 전쟁은 가혹하다.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철저하게 도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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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모으기 위해 섹시한 외모를 이용하는 영어강사 황진이(황우슬혜 분), ‘베테랑’의 유아인부터 ‘태양의 후예’ 송중기 성대모사까지 섭렵하며 인기를 끌어보려는 행정학 강사 민진웅(민진웅 분)의 모습이 애처로운 이유다. 학벌, 외모, 강의 실력 모두 ‘고퀄리티’로 무장한 스타 강사 진정석 역시 ‘교수의 꿈’을 이루지 못한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혼술족’이 된 을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는 모습에서 시청자는 묘한 위로를 받는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의 차금주(최지우 분)는 억척스러운 로펌 사무장이다. 형사 못지않은 조사 실력에 법조계를 꿰고 있는 네트워크, 행동력까지 갖췄지만 정식 변호사는 아니다. 모두 그가 변호사라고 생각하지만 명함을 받고는 표정이 달라진다. “사무장이었어요?”라는 물음에는 은연중 무시하는 태도가 깔려 있다. 경찰서에 불려간 그는 직업을 묻는 경찰의 말에 “아무것도 아니다”며 이렇게 말한다. “꼭 뭐여야 하냐. 꼭 변호사 검사 의사, 이런 게 돼야 하는 거냐고요.”

현실적인 직업 묘사가 ‘관건’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직업을 소재로 한 것도 특징이다. 그만큼 섬세한 직업 묘사가 관건이다. ‘공항 가는 길’은 승무원에 대한 화려한 환상을 걷어낸다. 12년차 베테랑 부사무장인 차수아(김하늘 분)는 ‘워킹맘’이다. 모두 그를 ‘타고난 승무원’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동기가 사무장으로 승진하는 동안 자신은 가정과 육아 때문에 밀렸다. 비행 스케줄이 나올 때면 행여나 장기 일정이 나올까 불안해하고, 시어머니 동생으로도 모자라 전 동료까지 매일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을 섭외하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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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도 가족은 수아의 욕심 때문에 가족이 희생한다고 생각한다. 시어머니는 일하는 며느리가 못마땅할 뿐이다. 수아가 차려놓고 나온 밥상을 보고 남편은 “이게 집밥 인지, 기내식인지…”라고 불평한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고 돌아온 딸은 “우리 집은 왜 자식이 모두 희생해야 하느냐”며 “엄만 엄마 거 하나도 포기 안 하잖아”라고 쏘아붙인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가, 평온하게 이불을 널고 있는 주부를 보면서 생각한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왜 이렇게 하루하루 미친년처럼 사나….’ 퇴사를 결심하는 그의 모습은 수많은 워킹맘의 마음을 후벼 판다. 화려한 승무원의 모습에 가려진 워킹맘의 애환을 현실적으로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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