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타이어 업체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유럽 프로축구리그 클럽팀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광적인 팬이 많은 유럽 축구를 활용해 현지에 국내 기업의 차를 알리고 신뢰도를 높여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쉐보레, 맨유 홈경기에 한국인 마스코트 초청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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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찾은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 축구경기장.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주력 브랜드 쉐보레가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 프로축구)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공식 유니폼 스폰서 자격으로 ‘쉐보레 마스코트’ 캠페인 행사를 열었다. 쉐보레 마스코트는 아픔을 갖고 태어났지만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어린이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GM의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쉐보레는 이날 경기에 한국 중국 멕시코 콜롬비아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 세계 각국 어린이 11명을 초청했다. 한국에서는 축구 꿈나무인 우정우(11) 김호민(13) 어린이가 쉐보레 마스코트로 나서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을 밟았다.

쉐보레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어린이들이 스포츠 마케팅 후원팀인 맨유를 방문하며 축구에 대한 꿈을 계속 키우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쉐보레는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이번 행사를 통해 맨유 후원의 의미를 글로벌 시장에 널리 알렸다. 쉐보레가 축구와 연계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것은 축구가 글로벌 시장에서 소통할 수 있는 세계 공통 언어라는 이유에서다. 쉐보레는 맨유 공식 스폰서로서 2014년부터 쉐보레 로고가 들어간 유니폼을 7년간 후원하는 계약을 했다. 맨유 유니폼 후원으로 세계 축구팬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FIFA 공식 후원

바르샤바 국립경기장 앞에 전시된 기아자동차 차량.
바르샤바 국립경기장 앞에 전시된 기아자동차 차량.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현대·기아자동차는 월드컵 등 초대형 축구 이벤트 후원으로 브랜드 위상을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 월드컵 후원 계약은 2022년까지 연장했다. 월드컵 대회 기간에 다양한 의전 차량을 제공하고 경기장 내 광고 등으로 브랜드 노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인 ‘유로 2016’ 후원사로도 참여해 유럽 판매 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 이 대회는 유럽 24개국이 참여하는 유럽 최대 스포츠 행사로 TV 시청자만 6억명에 달할 정도로 홍보 효과가 크다.

맨체스터 선수들을 만난 한국 어린이들.
맨체스터 선수들을 만난 한국 어린이들.
쌍용자동차는 올여름 영국 및 이탈리아 축구팀과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영국 4부리그 루턴 타운 FC, 이탈리아 1부리그(세리에A) UC삼프도리아가 후원 팀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티볼리(수출명 XLV)를 앞세워 영국 등 유럽 지역 판매에 나서고 있다. 올 시즌 루턴 타운 선수들은 모든 경기에 쌍용차 로고와 XLV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고 뛴다.

해외 업체 가운데선 닛산이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스포츠 마케팅을 벌였다.

타이어 3사, 영국 스페인 명문구단과 손잡아

국내 타이어 업체들의 스포츠 마케팅도 빛을 발하고 있다. 유럽에 고성능 타이어 공급을 늘리고 있는 국내 타이어 업체로선 축구 마케팅이 큰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스페인 프로축구리그(프리메라리가) 명문팀 레알 마드리드와 손잡고 3년간 후원 계약을 맺었다. 레알 홈경기에 한국타이어 로고를 선보이며 유럽인에게 브랜드를 적극 알리기로 했다. 세계 레알 팬은 4억5000만명에 달한다.

금호타이어와 토트넘의 파트너십 조인식.
금호타이어와 토트넘의 파트너십 조인식.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레알 경기가 세계로 중계되는 만큼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손흥민이 뛰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 토트넘 핫스퍼와 2016~2017시즌 후원사 계약을 맺었다. 토트넘 홈구장에서 열리는 리그 및 컵대회 경기에 광고판 등으로 브랜드를 노출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유럽법인에서 브랜드 효과, 비용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후원팀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 8월 맨체스터시티 FC와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축구팬들은 맨시티 홈경기의 디지털보드를 통해 넥센 브랜드를 접하고 있다.

맨체스터=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