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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미디어 뉴스룸-정규재 NEWS]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 분노해야 하는 까닭

입력 2016-10-14 18:13:04 | 수정 2016-10-15 00:54:46 | 지면정보 2016-10-15 A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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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KAIST 교수가 꼬집은 책 '왜 분노해야 하는가'의 오류

과거 현금거래로 잡히지 않던 소득, 통계에 반영돼 최저 소득계층 증가
빈부격차 커지는 '착시 효과' 일으켜…분노하기 전에 '사실관계'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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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사실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분노만 한다면 그 세월에 대한 비용은 누가 지불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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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불평등에 분노하라고 부추기는 장하성 교수의 책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사진)가 던진 질문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정규재뉴스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장하성의 웃기는 분노’에서 이 교수는 장 교수가 청년들에게 분노하라면서 제시한 ‘소득 격차 문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임금 상승률의 차이, 영세 서비스업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짚었다.

이 교수는 먼저 빈부 격차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소득 집중에 대한 통계의 함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근로를 하지 않던 사람이 임시직으로 일하게 돼 소득이 생기는 것은 국가 경제나 개인적으로 좋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통계상으로 최저 소득계층에 포함된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과거 현금 거래로 통계에 잡히지 않던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계좌 거래나 다양한 방식을 통해 통계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과거에 비해 최저 소득계층이 더 증가한 것처럼 통계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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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최상위 계층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최하위 계층이 더 많이 생겨서 이를 단순하게 비교하면 마치 빈부 격차가 커지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것이 통계의 장난이므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DP 증가율에 비해 임금 상승률이 낮으므로 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는 “우선 기업이 만드는 가치나 이익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과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투자받은 자본을 계산하지 않고 이익을 전부 임금으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GDP 증가율에 비해 임금 상승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화됐다고 봐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생산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상승률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기업에서 국내 근로자의 기여도가 예전보다 줄고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이 많아져 해외 공장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는 얘기다.

한국에서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피터팬 증후군’ 때문이라고 했다. 피터팬 증후군은 ‘골목상권 보호’, ‘중소기업 보호’와 같은 규제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프랑스 기업에 대한 논문을 소개했다. 프랑스에서는 한 기업의 종업원이 50명을 넘어가면 특혜가 사라지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49명을 고용하거나 기업을 분할하는 등 편법을 쓰고 있다고 했다. “영세 기업에 특혜가 있을수록 영세 기업으로 남으려고 하는 피터팬 증후군 경향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골목상권 보호, 중소기업 특례 제도 등으로 인해 자영업이나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불평등 문제가 한국만의 문제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세계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므로 이를 어떻게 하면 잘 극복해나갈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바람직한 경제 정책이 되려면 현상을 바르게 인식하고 문제점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진 정규재뉴스 PD starhaw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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