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에 '허리 휘는' 척추관협착증
허리통증을 일으키는 척추질환 중 환자들이 가장 많은 진료비를 지출하는 질환은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병으로, 질환 치료비는 평균 43만9025원이었다.

자생한방병원은 척추관절연구소 안용준 하인혁 연구팀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세계 척추의 날’(10월16일)을 맞아 국내 환자의 척추질환 진료비를 분석했더니 진료비가 가장 비싼 질환은 척추관협착증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세계 척추의 날은 척추질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2000년 제정됐다. 허리통증은 국내 인구 80% 이상이 한 번씩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미국에서는 병원을 찾는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팀은 척추질환 중 가장 흔한 비특이적 요통, 추간판 장애로 인한 요통, 척추관 협착으로 인한 요통 환자의 진료비를 비교했다. 비특이적 요통은 척추의 구조적 이상이 아니라 근육 힘줄 등에 문제가 생겨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디스크 질환으로 잘 알려진 추간판 장애는 추간판 탈출 등을 말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질환이 있으면 장딴지 부분에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해 잘 걷지 못한다.

조사 결과 이들 척추질환 연간 진료비는 1조6341억원으로 치매(1조6100억원)보다 많았다. 비특이적 요통 환자와 추간판 장애 환자의 1인 평균 진료비는 각각 19만6552원, 36만2050원이었다.

의료기관별로 환자가 쓴 진료비를 보면 요양병원이 68만9425원으로 가장 비쌌다. 상급종합병원 55만5265원, 종합병원 40만9793원, 한방병원 40만6180원, 병원 33만9943원, 동네의원 18만47원, 한의원 14만4519원 등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질환으로 수술받은 환자 진료비도 분석했다. 척추관 협착증, 추간판 장애, 비특이적 요통 환자 중 수술받은 환자는 전체의 4.85%, 4.59%, 0.9%였다. 디스크 및 척추 질환자의 5% 정도만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는 척추관 협착증이 341만3085원으로 가장 비쌌고 추간판 장애군 219만4448원, 비특이적 요통 132만929원이었다. 세 질환 치료로 가장 많이 활용된 것은 진통제 투여였다.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등 주사치료도 많이 활용됐다.

안용준 자생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는 “이번 자료가 다빈도 요추 질환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