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때문에 자칫 하원 선거도 망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라이언 의장은 전날 밤 지지자들과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공화당이 하원에서 20석 이상 빼앗긴 2008년 선거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공화당은 2008년 대선 당시 존 매케인 후보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7%포인트 차로 패배하고, 함께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20석 이상 빼앗겨 다수당 탈환에 실패했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전화회의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게 10%포인트 차로 밀리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2008년보다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지적했다고 전화회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과 하원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언 의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트럼프 악재’ 때문에 대선 승리는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회 다수당의 지위도 민주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라이언 의장은 지난 10일 동료 하원의원들과의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지금도 앞으로도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면서 “남은 기간 하원의 다수당을 지키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의원들에게도 “각자 지역구에서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데 집중하라”며 대선보다는 각자 지역구 선거 승리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