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직행 티켓 잡자"…신데렐라 꿈꾸는 그녀들
“LPGA 직행 열차 잡아라!”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소속 선수에게는 미국 무대 직행표를 따낼 최대 호기다.

우승하면 이듬해 시즌 전 경기를 뛸 수 있는 풀 시드를 받기 때문이다. 2002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으로 시작한 이 대회에서 지금까지 ‘지옥의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직행표를 거머쥔 ‘신데렐라’는 네 명. 2003년 안시현(32·골든블루), 2005년 이지영(31), 2006년 홍진주(33·대방건설), 2014년 백규정(21·CJ대한통운)이 그들이다.

1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6316야드)에서 개막한 이 대회에는 모두 14명의 KLPGA투어 선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가운데 LPGA 티켓을 이미 확보한 박성현(23·넵스)을 빼면 13명이 LPGA ‘무혈입성’을 노리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는 KLPGA 상금 2위 고진영(21·넵스)이 꼽힌다.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등 올 시즌 3승을 올리며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진영은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 선두를 달리다 준우승에 그치면서 다 잡았던 LPGA 직행 티켓을 놓친 아쉬움을 품고 있다. 고진영은 “욕심내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하겠다. 한홀 한홀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지난 5월 E1채리티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배선우(22·삼천리)도 상승가도를 달려 기대가 높다. 배선우는 9월 KLPGA 메이저대회 이수그룹챔피언십을 제패해 자신감이 크다.

4월과 5월 2개 대회에서 잇달아 우승컵을 들어올린 멀티챔프 장수연(22·롯데)도 국제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욕심을 내볼 만하다.

올 시즌 2승을 챙긴 조정민(22·문영)도 LPGA 직진출을 노리는 선수 중 하나다. 뉴질랜드 유학파인 조정민은 어린 시절 리디아 고와 함께 아마추어 선수생활을 하는 등 국제무대 적응력을 이미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조정민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쳐 김인경(28·한화), 리젯 살라스(미국), 카린 이셰르(프랑스)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전한 한국투어 소속 선수 중에는 가장 좋은 성적이다.

장수연은 3오버파 75타를 쳐 다소 부진했다. 한국계 미녀골퍼 앨리슨 리(미국)가 7언더파 65타를 쳐 3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영종도=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