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호재로 들썩이는 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호재로 들썩이는 진주혁신도시
지난 7일 오전 11시30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롯데몰.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의 이 건물 1층 명품점은 오전인데도 물건을 구경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롯데몰에선 지난달부터 도심형 아울렛과 롯데마트, 롯데시네마가 영업을 하고 있다. 롯데몰이 들어선 충무공동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비롯해 공공기관 11곳이 옮겨온 진주혁신도시다.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의 시호인 충무공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방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진주시는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공기관이 입주를 끝낸 진주혁신도시와 함께 평거·초전동 등 신도시가 주변 지역 인구를 흡수하고 있어서다.
[도시 이야기] 부동산 호재 이끈 '진주 신도시 트라이앵글'…인구 50만 도시 견인
○혁신도시 아파트 청약 216 대 1

[도시 이야기] 부동산 호재 이끈 '진주 신도시 트라이앵글'…인구 50만 도시 견인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진주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억8144만원으로 1년 새 11% 올랐다. 충무공동 진주혁신도시는 진주에서 부동산시장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를 비롯해 이전해온 11개 공공기관 임직원 수만 4000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전이 마무리된 진주혁신도시 인구는 지난 1월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한림풀에버 아파트 분양가(2013년)는 2억4000만원(전용면적 84㎡)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3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분양된 대방노블랜드는 1순위 청약 결과 189가구 모집에 2만1224명이 몰려 평균 112.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 경쟁률은 216 대 1까지 치솟았다.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혁신도시로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5년 안에 목표인 인구 3만8000명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시 이야기] 부동산 호재 이끈 '진주 신도시 트라이앵글'…인구 50만 도시 견인
1990년대부터 신도시로 본격 개발된 평거동은 30~40대 중산층이 많고 학원가가 밀집해 있다. ‘진주의 강남’으로도 불린다. 2014년 입주한 엠코타운 더 프라하 아파트는 진주 지역에서 가장 비싸다. 전용 84㎡가 3억7000만~3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거래도 활발하다. 평거동 김종률사무소공인 관계자는 “남강 조망권과 함께 녹지공간도 풍부해 진주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인근에 항공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거주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거동과 함께 1990년대부터 본격 개발된 초전동은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주목받는다. 지역 명문학교인 동명고, 명신고를 비롯해 장재초, 초전초, 동명중, 경남예술고 등이 자리잡고 있다.

○“항공産團 조성땐 인구 50만명 달해”

부동산업계에선 앞으로 몇 년간 진주 부동산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혁신도시에 이전기관이 입주한 이후 해당 기관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까지 속속 진주로 옮겨오고 있어서다. 혁신도시에 쇼핑시설인 롯데몰이 들어서는 등 생활인프라도 개선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혁신도시의 인프라가 갖춰지면 진주 옛 도심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잇따른 기업 유치와 혁신도시 효과에 힘입어 2010년 33만8475명이던 진주 인구는 올초 35만632명으로 늘었다. 이는 주민등록상 인구 기준으로 실제 진주에 살고 있는 사람은 더 많다는 게 진주시의 설명이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인근 시·군에 주민등록을 둔 채 진주에 살고 있는 공무원과 학생, 공공기관 임직원 등을 포함하면 실제 인구는 약 4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연말부터 정촌면에 항공국가산업단지와 뿌리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이 시장은 “항공산업단지 등이 완성되면 진주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확신한다”며 “2030년에는 인구가 100만명에 달하는 ‘밀리언시티’가 되는 게 진주시의 꿈”이라고 했다.

진주=김동현/강경민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