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이 몰고 온 IT '시계 제로' 상황…종목별 기상도는
올 하반기 증시 상승을 주도하던 정보기술(IT)주들이 ‘시계 제로’의 혼란기를 맞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 이후 주요 스마트폰 부품주가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주요 IT주의 3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4분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연말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도 있다. 다만 갤럭시노트7 파문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SDI와 삼성전기는 내년까지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는 1.56% 떨어진 4만7300원에 마감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문제가 본격화된 지난달 2일 이후 11.42% 하락했다. 이날 삼성SDI(-1.04%)와 인터플렉스(-8.96%) 이녹스(-6.16%) 비에이치(-4.0%) KH바텍(-1.16%) 등 대다수 스마트폰 부품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IT부품주 충격파가 이어진 것이다.

지난달 2일 이후 SK하이닉스는 11.73% 오르고 LG디스플레이는 1.18% 하락에서 멈추는 등 삼성전자 휴대폰과 연관이 적은 종목은 비교적 선방했다. 이날도 LG디스플레이(-0.17%) SK하이닉스(-0.73%) LG이노텍(-0.74%) 등은 소폭 조정을 받는 데 그쳤다.

증권가의 관심은 주요 IT주의 올 4분기와 내년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을 2조6000억원이나 줄여서 정정한 삼성전자 사례를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다수 부품주 실적도 ‘흐림’인 경우가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IBK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실적 전망이 ‘비’로 평가됐고 삼성전기도 올 3분기와 4분기 실적 모두 ‘비’가 예상됐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흐림’, 내년 실적은 ‘갬’으로 평가받았다.

올 4분기와 내년 실적이 ‘맑음’ 내지 ‘갬’으로 전망된 종목은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부터 패널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해 4분기에는 연중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3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세코닉스와 인터플렉스는 4분기 실적은 ‘비’가 예상됐지만 내년에는 ‘갬’(세코닉스)과 ‘맑음’(인터플렉스)으로 충격파가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