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특허를 보면 차세대 스마트폰이 보인다
지난해 4월 나온 삼성전자 갤럭시S6엣지는 단말기 좌우 양 끝을 둥글게 처리한 뒤 여기에 디스플레이 기능을 적용해 화제를 모았다. 이 기능의 콘셉트는 2012년 1월 출원된 ‘휴대단말 이벤트 제공 방법 및 장치’라는 이름의 한국 특허(출원번호 10-2012-0002968)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이 특허는 이듬해 7월 일반에 공개됐다. 당시 이 특허를 유심히 봤다면 2년여 뒤 나올 갤럭시S6엣지의 모양과 기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특허 전문 미디어 IP노믹스의 류경동 편집장은 《특허토커》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교차분석하고 뒷얘기를 담아 지식재산권(IP) 영역의 현재와 미래를 풀어낸다. 2부로 구성된 책의 1부는 특허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데이터화한 뒤 이를 분석해 의미를 이끌어내는 데 방점을 뒀다. 애플의 최근 특허 동향 빅데이터를 추출·분석해 아이폰 차기작이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추측해보는 식이다. 2부에서는 평소 IP 분야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내용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담았다. 국내 특허 심사나 침해 소송의 사법적 판단에 어떤 맹점이 있는지 등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현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만 들려줄 수 있는 얘기가 많다. 저자는 특허관리전문업체(NPE), 이른바 ‘특허 괴물’에 대해 국내에서 부정적 시각이 강한 것과 달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는 “IP는 소송과 분쟁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는 속성이 있다”며 “NPE를 통해 우리 기업들도 점차 IP 비즈니스의 중요성에 눈을 뜨고 NPE의 협상력을 관찰하고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