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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Insight] 대한민국 OLED 10년 ...'세계 최초' 신화는 계속된다

입력 2016-10-13 16:46:36 | 수정 2016-10-13 16:46:53 | 지면정보 2016-10-14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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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디스플레이 39%가 OLED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 소재, LCD보다 얇고 가볍게 제작 가능
애플도 'OLED 화면' 아이폰 준비

OLED 특허 절반은 국내 기업
삼성디스플레이 121건…LG전자 86건…
장비업계도 '자립 생태계' 갖춰

VR시대'디스플레이 혁명'
휘고 접고 돌돌 말아두기까지, 웨어러블기기 보편화시킬 필수품
삼성·LG 모두 공장 증설 한창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1. 충남 아산시 탕정면의 삼성디스플레이 A3 공장. 가로 200m 세로 500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만드는 이곳의 세 측면에 대형 크레인 여러 대가 붙어있다. 새로운 OLED 생산라인을 만들기 위해 바쁘게 장비를 집어넣고 있는 중이다. 지난 3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라인 신증설은 애플이 내년 9월 출시할 아이폰8용으로 OLED 패널을 대거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만 10조원, 내년까진 15조원 이상이 투자될 것으로 관측된다.

점심때가 되자 안전모를 쓴 수많은 사람이 공장 밖으로 쏟아져나온다. A3 공장에선 장비 반입과 클린룸 공사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한꺼번에 서너개 라인을 만들려다 보니 공사를 맡은 삼성엔지니어링 직원과 하청업체, 장비협력사 직원 등 인력이 1만명가량이 투입돼 있다. 공장 주변은 이들이 몰고온 수천여대의 출퇴근 차량과 오토바이로 온통 주차장으로 변했다.

#2. 경기 파주 LG디스플레이 사업장엔 거대한 크레인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P10 공장 건설을 위해서다.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이 공장은 축구장 14개 면적에 높이도 100m가 넘는다. 여기에 계획대로 10.5세대 OLED와 중소형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이 들어서면 세계 최대 규모의 OLED 공장이 탄생한다. 투자 금액도 10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회사는 2조원가량을 투입해 경북 구미 사업장에도 POLED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이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된 지 오는 15일로 10년째를 맞는다. 소니 산요 파이오니아 등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가 ‘OLED 상용화는 물구나무를 서서 후지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며 포기하던 2000년 삼성SDI(OLED사업부)는 지금의 능동형 OLED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삼성SDI는 주력 제품이던 브라운관 TV가 점차 퇴조하자 미래 신기술인 OLED에 사활을 걸었다. OLED는 LCD(액정표시장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정이 단순하고, 화질, 에너지 효율 등에서 앞서있는 기술이다. 얇고 가볍게 만드는 데도 유리하다. LCD는 백라이트가 있어야 하지만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소재로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다루는 건 악전고투였다. 조금만 열이 발생해도 열화 현상 탓에 유기물 화소가 죽었다. 디스플레이에선 치명적이었다.

연구팀은 7년여간 밤낮으로 개발에 매달렸다. 출근은 있는데 퇴근이 없는 날이 이어졌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정호균 성균관대 교수(당시 상무)는 “반도체 LCD는 미국 일본이 개발하고 한국이 뒤따라잡은 기술이지만 OLED는 우리가 세계에서 처음 구현하는 기술이었다”며 “이런 기술을 우리 손으로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온갖 노력 끝에 2007년 10월15일 마침내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 공장에서 세계 최초로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엔 삼성전자도 써주지 않았다. 양산한 패널은 아이리버 교세라 노키아 등에 먼저 공급됐다. 삼성전자가 채택한 건 이듬해부터다. 판매가 급성장하자 이 사업부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분리됐고 이후 삼성전자에서 분사된 LCD사업부와 통합돼 2012년 지금의 삼성디스플레이가 됐다.

지난 9년간 OLED 시장은 엄청나게 커졌다. 2007년 세계 휴대폰 디스플레이 시장의 0.5%를 차지한 OLED 패널은 지난해 33%, 올해 39%를 점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시장의 95%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하고 있다. TV용 대형 OLED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삼성과 비슷한 1990년 중반 OLED 기초 연구를 시작한 LG는 2012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패널을 양산한 데 이어 2013년 곡면 OLED 패널, 2014년 초고화질(UHD) OLED 패널을 개발하는 등 대형 OLED 패널을 주도해왔다.

이처럼 한국 업체들이 OLED 기술을 선도하면서 특허, 장비에서도 국내 기업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초 양산이 국내에 자립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특허 건수만 봐도 1위는 일본 이데미쓰코산으로 146건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 121건, LG전자 86건, LG화학 67건, 네오뷰코오롱 46건 등(특허청 기준)으로 국내 기업들이 전체 특허의 절반가량을 갖고 있다.

애플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외의 사건이다. 애플은 2011년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을 벌이기 시작한 뒤 삼성 계열사와의 거래를 대부분 끊었다. 아이폰용으로는 LCD 패널을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에서 조달했다.

하지만 아이폰 출시 10년을 맞는 내년 특별한 버전으로 출시될 아이폰8의 패널은 삼성에서 OLED 패널을 처음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을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은 삼성밖에 없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A3 옆 A2공장에선 갤럭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패널들이 생산된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은 작년부터 OLED 공급을 늘려달라며 아우성이다. 생산량이 모자라 달라는 대로 못 주고 있어서다. 내년 애플 아이폰까지 OLED 패널을 채택하면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패널은 모두 OLED를 쓰게 된다.

OLED의 미래는 매우 밝다. 플렉시블, 폴더블 등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가상현실(VR)기기 등 신개념 기기엔 필수적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OLED가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매출 기준)이 2020년 52%로 LCD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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