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김민상 '구름이 들려주는 이야기'
시들어 가는 연잎 위로 구름이 모여들었다. 긴 여름 동안 화려한 꽃을 피웠던 연잎은 어느덧 푸름을 잃어버렸다. 모양도 색도 없는 구름이, 위로라도 하듯 연잎을 감싸고 있다. 슬픔에 빠져 있던 사진가 김민상은 어느 가을날, 연못가에서 이 장면을 보고 셔터를 눌렀다.

시든 잎과 구름이 인생이 어떤지를 말해 주는 것 같아서였다. 김씨는 이렇게 일상의 풍경에서 의미를 발견해 카메라에 담는다. 온갖 화려한 사진이 넘치는 디지털 세상이다. 그래서 더욱, 잔잔하지만 이야기를 담은 이런 작품이 눈길을 끈다. (아트스페이스J 11월10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