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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 김군 나올 수밖에 없는 '적자 구조' 응급·외상센터

입력 2016-10-12 19:45:12 | 수정 2016-10-12 21:39:07 | 지면정보 2016-10-13 A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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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교통사고 당한 두 살배기, 수술 받을 병원 못찾아 사망
병원은 외상환자 기피하고 정부는 예산 배정 인색

이지현 바이오헬스부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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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두 살배기 김모군이 전북 전주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했다. 당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북대병원은 “빈 수술실이 없다”며 다른 데로 보냈고, 전남대병원 을지대병원 등은 김군을 받는 것을 거부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이들 병원의 자격 박탈 등 강력 제재를 검토 중이다. 권역응급센터와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문제는 없는지도 점검하기로 했다.

의료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의료 역할을 다하지 못해 터진 사고인 탓이다. 일각에서는 열악한 의료계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들 병원을 제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부산에서 중소 병원을 운영하는 한 병원장은 “응급실 운영으로만 한 달에 1억원씩 적자가 난다”며 “응급환자 진료를 하면 병원이 손실을 보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사고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응급의료와 외상진료는 공공의료 영역으로 꼽힌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지만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민간 병원에서 투자를 꺼린다. 문제는 한국에선 민간 병원이 공공의료 역할을 도맡아야 한다는 점이다. 의료기관의 90%가 민간 의료기관인 한국의 독특한 의료구조 때문이다.

정부가 응급센터와 외상센터를 지정해 진료비를 높이고 지원금을 주고 있지만 현실화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서울대병원조차 적자부담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 포기를 검토했을 정도다. 밤 시간에 여는 병원이 드물어 고열의 영유아 환자 등 경증 환자들이 종합병원 응급실로 몰리다 보니 중증 외상환자가 제때 치료받기 어렵다. 게다가 수술 등이 까다로워 손이 많이 가고 신경쓸 것이 많은 외상환자를 병원들이 기피한다.

정부는 외상환자 수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 권역외상센터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출범 당시부터 부실 운영 지적을 받아왔다. 당초 대상 의료기관을 6개 지정하기로 했다가 정치 논리 등이 개입되면서 17개로 늘어난 데다 배정 예산도 6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삭감됐다.

제2, 제3의 김군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권역응급센터와 권역외상센터 지원체계부터 확 바꿔야 한다. 외상센터 숫자를 줄여 기능을 제대로 할 병원을 집중 육성하고 응급 환자가 이들 병원에 잘 이송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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