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공식 시장이 39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연구원은 북한 전역의 시장을 분석한 결과 공식시장이 모두 398개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위성사진과 탈북자 증언 등을 토대로 분석한 첫 공식 집계라고 통일연구원은 덧붙였다.

도별로는 평안남도가 88개로 가장 많았고 함경북도와 함경남도가 각각 48개로 뒤를 이었다. 북한의 공식시장은 2003년 종합시장 개설 이후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 허가된 곳으로 울타리와 매대, 지붕 등을 설치해 물건을 팔고 있다. 비공식 시장인 ‘장마당’과 달리 장세(세금)도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남에 시장이 많은 것은 인구가 많고 공장·기업소도 많아 비교적 활발히 물품 거래가 이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398개 시장 가운데 시(市) 단위 시장이 171개로 45%를 차지했다. 평양시가 31개로 가장 많고 청진시가 20개, 남포시가 15개, 함흥시가 11개로 뒤를 이었다. 서쪽 해안가 주변일수록 시장이 많은 반면 산간과 내륙일수록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郡) 단위에는 215개 시장이 분포하고 있다. 군에는 보통 읍에 1개의 시장이 들어서 있지만 인구 10만명이 넘는 곳은 2개인 군도 있다. 군 단위 시장의 매대는 평균 1000개 정도로 추정된다.

시장 판매 품목은 수산물 당과류 신발 등 잡화를 비롯해 화장품 옷 가전제품 담배 조미료 종자 돼지고기 남새(채소) 곡물류 소금 등으로 알려졌다. 상품은 대부분 신의주 혜산 무산 나선 등으로 유입된 뒤 평성 청진 함흥 원산 등 대형 도매시장을 거쳐 도시와 군의 소매시장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함흥 금사시장의 경우 지붕을 덮고 실내도 2층 난간 형태로 구성하는 등 백화점식 시장 형태도 등장하고 있다”며 “기존 시장이 도시 외곽에 배치되는 것과 달리 백화점식 시장은 도심에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