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원, 삼성의 애플 특허침해 배상금 "너무 많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특허 소송과 관련, 배심원들이 책정한 배상금이 너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불할 배상금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언론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디자인특허 침해 관련 구두심리가 진행됐다.

8명의 재판관은 양측 변호인의 진술과 미국 정부의 진술을 청취했다.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배상금이 갤럭시S 판매 전체 이익과 맞먹는 규모”라며 “스마트폰과 같이 여러 부품이 결합된 제품에 대해 디자인특허 침해를 이유로 전체 이익을 배상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동차 업체가 컵홀더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자동차 판매 이익 전부를 배상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심과 2심에서 배심원들은 삼성전자가 △검은 사각형에 둥근 모서리를 규정한 특허(D677) △액정화면에 베젤(테두리)을 덧댄 특허(D087) △계산기처럼 격자 형태로 애플리케이션을 배열한 특허(D305) 등 3건의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며 3억9900만달러(약 4435억원)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선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만큼 배상금액이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재판관들은 배심원들이 특허 침해 피해를 계산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제품의 어떤 부분에 디자인이 적용됐는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었겠냐며 깊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올해 12월 늦으면 내년 1월께 나올 전망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