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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명태의 부활

입력 2016-10-11 17:40:18 | 수정 2016-10-12 01:07:05 | 지면정보 2016-10-12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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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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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큼 명태를 많이 먹는 나라도 드물다. 한 해 25만t 안팎. 1인당 7~8마리다. 싱싱한 생태부터 얼린 동태, 말린 북어 등 이름도 다양하다. 어류박물지에 나오는 별칭만 19개다. 신선한 생태를 뜻하는 선태(鮮太)는 찌개, 완전히 건조한 건태는 국, 반쯤 말린 코다리는 찜, 눈·바람에 얼렸다 녹이기를 반복한 황태는 구이와 찜으로 즐긴다.

황태를 만들다가 날씨가 풀어지면 먹태, 너무 추워서 하얗게 바래면 백태, 수분이 한 번에 다 빠져버리면 깡태, 모양이 흩어지면 파태, 잘못 말라 속이 딱딱해지면 골태가 된다. 먹태는 최근 몇 년 새 맥줏집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잡는 방법에 따라선 그물태 망태 낚시태로 나눈다. 크기나 모양에 따라 꺾태(산란 뒤 뼈만 남은 것), 노가리 앵치(새끼), 막물태(나중에 잡힌 작은 것)로 부르기도 한다. 알로 명란젓을 담고, 창자로는 창난젓을 담는다. 간장은 어유(魚油)를 만든다. 눈을 밝게 하고 머리를 좋게 하는 간유의 주원료가 이것이다. 그야말로 버릴 게 없는 국민 생선이다.

명태(明太)라는 이름의 유래는 ‘명천 지방 어부 태씨가 잡아 바친 고기’라고 한다. 옛날부터 한국 동해안에서 많이 잡혔다. 러시아어 민타이, 중국어 밍타이, 일본어 멘타이도 우리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유구 난호어묵지의 ‘명태가 다산하여 전국에 넘쳐흐른다’는 기록처럼 가장 많이 잡히는 수산물이 명태였다. 1940년에는 27만t을 넘었으니 국민 모두가 먹고도 남았다.

그러다 1990년대 고작 2~3t 수준으로 급감했고, 2008년엔 공식 어획량이 0으로 떨어져 사실상 ‘멸종’에 이르렀다. 국내 명태의 씨가 마른 이유는 무분별한 남획이다. 1970년대 이후 어린 노가리도 잡도록 허용했으니 더 그랬다. 대부분을 러시아와 일본 등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양식을 하고 싶어도 알을 얻을 자연산 명태 어미를 구할 수 없었다.

다행히 국립수산과학원이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동해안에서 우연히 그물에 걸린 어미 한 마리를 가져와 수컷과 자연 산란시킨 뒤 수정란을 얻고, 거기에서 태어난 인공 1세대에서 부화한 3만마리를 성어로 키워냈다. ‘2세대 부화’는 일본도 못한 일이다. 2018년이면 식탁에 오를 전망이다. 이미 참치, 뱀장어 완전양식을 이뤄낸 우리 기술로 곧 쥐치 양식까지 도전한다니 더 반갑다.

수산물을 비롯한 자원 고갈 문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수요가 있으면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나서는 게 인간이다. 사람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근본 자원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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