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 1인자, 트럼프 버렸다
미국 공화당 원내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위스콘신·사진)이 10일(현지시간) “앞으로 트럼프를 방어하지도, 같이 유세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탈세 의혹 자료, 음담패설 녹취록 공개에 이어 지도부와의 관계 단절이라는 대형 악재가 겹쳤다.

라이언 의장은 이날 동료 하원의원들과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앞으로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며 “남은 기간 하원의 다수당을 지키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각자 지역구에서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데 집중하라”며 대선보다 지역구 선거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라이언 의장은 지난 7일 음담패설 녹취록이 공개되고 이튿날 트럼프와 함께하던 지역구 유세를 취소했다. 그는 녹취록 내용에 대해 “구역질이 난다”고 표현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공화당 의원 30여명도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날 라이언 의장의 발언을 듣고 트위터에 “예산과 일자리, 불법 이민 등을 다루는 데 더 시간을 쏟아야지, 당 대통령 후보와 싸우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도 이날 비공개 회의를 소집해 트럼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다고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