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휴대폰 국제 로밍처럼 지역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IoT로밍 기술표준’을 글로벌 통신업계에 제안했다.
IoT의 힘…프랑스서 잃어버린 가방 한국서 추적한다
SK텔레콤은 11일 쉐라톤서울팰리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제6회 로라 국제연합체(LoRa alliance) 세계 총회’에서 400여개 회원사에 자사가 개발한 IoT로밍 기술표준을 공개했다.

IoT는 TV, 냉장고 등 상시 전원 공급을 받는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비(非)전자기기에 동전 크기만 한 통신 모듈을 달아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케 하는 방식이다. 로라는 SK텔레콤과 미국 셈테크, IBM, 시스코 등 200여개 업체가 참여해 만든 국제 IoT 표준기술이다. IoT를 구현하게 해주는 일종의 IoT 전용 통신망 구축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이 기술을 이용해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망과는 별도로 전국에 IoT 전용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17개국이 로라 전국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또 세계 150개 도시에 권역별 네트워크가 깔려 있다.

이날 총회에서 선보인 IoT로밍 기술은 이 같은 동일 표준 네트워크에 IoT 센서를 탑재한 사물들을 연결시켜 자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원격 제어하거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여행가방이나 고가 명품가방에 IoT 위치추적 센서를 부착해 놓으면 로라 네트워크가 깔려 있는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해운회사들은 수출 컨테이너에 로밍이 가능한 IoT 모듈을 부착해 국내에서도 컨테이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날씨와 항만 여건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컨테이너 이동 상황을 국내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돼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로라 기술의 국가 간 동시 적용에 필수적인 국제 로밍 기술을 SK텔레콤이 처음으로 제안한 데 의미가 크다”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IoT 기술 표준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0년 세계 IoT산업 규모는 1조2000억달러(약 138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IoT망에 연결되는 기기 수도 작년 50억개에서 2020년 268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020년 국내 IoT 시장 규모를 13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은 초기 시장 확대 차원에서 내년 말까지 국내에서 수도·가스·전력 원격검침 등 400만개의 IoT 기기를 전국 IoT망에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형희 SK텔레콤 이동통신사업(MNO) 사업총괄은 “IoT는 사람 간 연결에 머문 통신의 한계를 사물 간 연결로 무한 확장시켜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과 손잡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IoT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