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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어린 시절 외갓집 같은 북촌…소소한 풍경 시로 되살렸죠"

입력 2016-10-11 18:22:18 | 수정 2016-10-12 05:42:57 | 지면정보 2016-10-12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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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시인, 한옥으로 이사해 쓴 생활시집 '북촌' 출간

시골 같은 정(情) 살아있는 토박이 문화에 감동
영적인 묵상 담은 산문집도 내고 싶어
2년여 전부터 살고 있는 북촌 한옥 ‘공일당’ 대문 앞에 선 신달자 시인. 그는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꽃 화분을 대문 앞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2년여 전부터 살고 있는 북촌 한옥 ‘공일당’ 대문 앞에 선 신달자 시인. 그는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꽃 화분을 대문 앞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탁!”

‘마당에 신문 떨어지는 소리’(‘신문’ 부분)에 잠에서 깬다. 신문을 주워 와 ‘봉숭아 씨만 한 방’(머리말 부분)에 앉아 가만히 넘긴다. 읽다보니 ‘앞니만 한 뜰’(‘북향집’ 부분)에 햇살이 비치며 날이 밝는다. ‘딱 밤톨만 한’(‘대문 앞 쓸기’ 부분) 대문 밖으로 나가 집 앞을 빗질한다. 다 쓴 뒤 집 근처 골목을 산책한다. ‘만해가 살던 집을 돌아서 / 김성수가 살던 집을 돌아서 / 정통 흑백사진관을 돌아서 / 60년대 영화를 돌리는 다방을’(‘골목 산책’ 부분) 지난다. 그때 트럭 한 대가 “야채왔엉요오!!”(‘계동 아리랑’ 부분)하며 주민들을 부른다. 오후에 집에 돌아오니 창에서 시작된 ‘격자무늬 햇살 그림자’(‘빛의 발자국’ 부분)가 방으로 뻗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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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 시인(73)의 새 시집 《북촌》(민음사)에 그려진 풍경이다. 신 시인은 서울 강남의 방 네 개짜리 아파트에 살다가 2년여 전 북촌 한옥으로 이사했다. 이사한 뒤 첫날부터 줄곧 이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일상을 담은 시를 썼고, 이를 묶어 최근 새 시집을 냈다.

모든 시를 난해한 기호 없이 일상의 언어로 풀어냈기 때문에 쉽고 친근하다. 한옥 처마선을 보며 ‘버선코 매무새처럼 살짝’(‘그 사람, 정세권’ 부분) 들어 올렸다고 하는 식이다. 시집 1부에는 자신의 집 ‘공일당(空日堂)’에 대한 시 42편을, 2부에는 북촌과 주변 지역에 대한 시 33편을 담았다.

신 시인은 “처음 이사 왔을 땐 낯선 느낌이 오래갈 줄 알았는데 예상 밖으로 금세 적응했다”며 “마치 외갓집에 온 것처럼 친근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을 한옥에서 보냈는데 당시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북촌 사랑에 대한 작은 미소라고 생각하고 시집을 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지만 동네에 여전히 토박이들이 살고 있어서 시골 같은 정이 있습니다. 맛있는 것을 만들면 이웃끼리 나눠 먹고 그러죠.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 집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데 전혀 불편하게 생각하진 않아요. 한국을 좋게 생각해달라는 마음으로 친절하게 대해주지요.”

신 시인은 집에서 두 종류의 조간신문을 구독하고 날마다 챙겨볼 정도로 세상일에 관심이 많다.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가톨릭문인회 사무실에서 받아보는 신문까지 더하면 네 종류다.

신 시인은 “세상과 교통하는 일이 좋아서 꼬박꼬박 신문을 챙겨 본다”며 “기업 등에 강연을 많이 다니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평소 세상일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지만 이런 얘기는 과거에도 항상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다 이겨내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느냐”며 “자기 자리에서 오늘을 잘 끝맺음하며 살다 보면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 시인은 “다음 시집은 ‘신달자의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정교하게 가다듬고 나 자신을 깊이 투영한 시들을 담으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3년에 한 번 정도씩 시집을 냈는데 다음 시집은 5년 안에는 안 될 것 같아요. 대신 사람들이 ‘신달자가 지금까지 낸 시집 중에서 이번 시집이 가장 좋다’고 하도록 정성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는 “살아생전 목표는 내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삶에 대해 영적인 묵상을 한 산문집을 내는 것”이라며 “내가 어떻게 살았나, 어떻게 사는 게 좋은 것인가를 차분하게 가라앉은 맑은 눈으로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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