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 노조의 파업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비판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금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고 있고 중장년층은 구조조정 등으로 실직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임금을 받는 일부 대기업 노조가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장기간 파업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파업의 피해를 중소협력업체 노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돼서 가뜩이나 힘든 협력업체는 곤궁의 나락에 떨어질 수 있고 전체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강소·벤처·스타트업, 청년매칭 2016년 잡 페어’ 행사에서 “일부 대기업과 공공부문, 금융부문 노조들은 여전히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데 이어 이날에는 대기업 노조의 ‘나홀로’ 임금인상 요구 파업을 두고 ‘이기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통령은 공공노조에 대해서도 역대 최강 수준으로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세금으로 운영되고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일부 공공노조마저 성과연봉제 도입을 거부하며 파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경제와 민생을 볼모로 명분 없는 파업을 지속한다면 그 부담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전가될 것이며 우리 공동체의 미래는 어두워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태풍피해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다가 순직한 고 강기봉 소방관, 한미연합 해상작전 중에 링스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 김경민 소령·고 박유신 소령· 고 황성철 상, 그리고 지난달 서울 서교동 화재현장에서 119 신고를 하고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가 집집마다 초인종을 눌러 입주민을 구해내고 자신은 사망한 고 안치범님을 일일이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젊은이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다리를 잃고 생명을 잃었다”며 “대기업과 공공기관 노조들도 조금만 더 배려하고 서로 양보하면서 공동체 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