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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 정치인의 약속…각오와 虛言의 사이

입력 2016-10-11 11:12:15 | 수정 2016-10-11 11:2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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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 “대선 못 이기면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 할지도…”
정권 교체 각오와 다짐, 야권 유력 주자로서 책임감 밝힌 것
DJ·이회창·손학규 등 정계은퇴 번복…‘권토중래’ 위한 수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내년 대선에서 못 이기면 제가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16 세계한인민주회의 대표자 워크숍’에 참석해 축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가 “여론조사를 하면 60%가 정권을 교체해 달라고 한다”며 “이런 지지를 받는데도 우리가 지면 다 같이 한강에 빠져야지,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데 대해 화답의 성격이다.

물론 진짜 한강에 빠지자는 의미는 아니다. 정권 교체에 대한 각오와 다짐을 밝힌 것이다. 또 ‘제일 먼저’라는 말은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서 책임감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를 지켜야 할 정치인의 약속이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 가운데 이런 각오와 달리 공식적으로 국민과 한 약속을 저버린 사례가 적지 않다. 정계은퇴는 일종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위한 수순이었다.

정계 복귀를 앞두고 있는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은 2014년 7·30 경기 수원병(팔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정계 복귀를 공식화 하면 이를 어기게 되는 것이다. 그는 보궐선거 패배 이틀 뒤 국회 기자실인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치는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며 “지금은 물러나는 것이 순리다. 정치는 선거로 말한다는데, 나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정치를 떠난다”고 말했다.

이어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을 만들려 했던 저의 꿈, 이제 접는다”며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생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다음 그는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 허름한 흙집에서 생활했다. 간간이 서울로 올라오거나 정치 행사에 참석해서도 정치 관련 얘기는 피했다.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야당 후보 지원유세 요청도 거절했다.

그러다가 지난 5·18 행사 참석차 광주에 들러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손 전 고문은 “5·18의 뜻은 시작이다. 각성의 시작이자 분노와 심판의 시작이다. 또한 용서와 화해의 시작이기도 하다”며 “지금 국민의 요구는 이 모든 것을 녹여내는 새판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여러번 정계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정계복귀 선언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곧 강진에서 하산(下山)해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손 전 고문은 2008년엔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강원 춘천의 한 농가에서 칩거하다 2년 만에 복귀했다. ‘시골 칩거’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연수를 떠났다.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뒤 정계에 복귀했다. 정계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치밀한 전략도 세웠다. 당시 뚜렷한 대권후보를 내세우지 못했던 야당으로선 김 전 대통령은 일종의 ‘구세주’였다. 1997년 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97년 대선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졌던 이회창 전 새누리당 총재도 정계은퇴와 번복을 했다. 그는 2002년 대선에 재도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맞붙어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1년간 해외 연수를 다녀온 그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에 복귀했지만 세번째 대선 패배를 맛봤다. 이후 18대 국회의원, 자유선진당 대표 등을 지냈으나 19대 총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를 떠났다.

문 전 대표도 약속을 번복했다. 그는 4·13 총선 전 광주에 내려가 “호남이 나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잃은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나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한 뒤 문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정계은퇴’약속에 대해 애매하게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그는 지난 6일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생각(가칭)’을 출범시키며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섰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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