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의혹과 음담패설 녹취록 공개 파문 등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자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트럼프의 외설적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직후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와 공동으로 미국 전역의 293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전체의 39%에 불과했다. 45%는 사퇴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사퇴에 대한 의견은 지지 정당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자의 70%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 사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12%에 그쳤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여성 중 트럼프가 대선 행보를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13%에 불과했다.

공화당 성향 응답자 중 74%는 당이 트럼프를 계속 지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트럼프에 대한 당 차원의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은 13%에 그쳤다. 오하이오주의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 91%는 음담패설 폭로에도 트럼프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CNN의 정치평론가 멜 로빈슨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가 음담패설을 하든 안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들 지지자에게 트럼프는 현재의 정치 시스템과 언론, 엘리트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날려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