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자신의 부음 기사를 빼곤 어디든 등장하는 게 좋다.” 뜨고 싶어하는 국회의원들의 기본 속성을 잘 표현해준 말이다. 하지만 말이 지나쳐 설화를 자초하곤 한다.

대북 강경 발언으로 당내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구설에 휘말렸다. 김 의원은 “북한 주민 여러분이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일 국군의 날 발언을 놓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박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김정은 위원장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선전포고 아닐까요”라는 글을 올리자 김 의원은 박 위원장을 ‘간첩’에 빗대어 비판한 데 이어 “(박 의원이) 왜곡과 선동으로 눈이 비뚤어졌다”고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녹내장 수술로 의안을 한 박 위원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라며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7일 서울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교육감을 상대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 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고 따졌다. 조 교육감이 “그럼 MS 프로그램을 MS 말고 어디서 사란 말인가? MS를 하는 다른 회사가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컴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조 교육감이 엉뚱한 답변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상당한 타격을 받은 뒤였다.

조응천 더민주 의원은 지난 6월 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양형위원회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성추행으로 정직 처분을 받은 MBC 고위 간부가 대법원 양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였다. 당 지도부는 조 의원에게 엄중 경고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