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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우리 모두가 이주민의 후손이다

입력 2016-10-10 18:05:52 | 수정 2016-10-11 02:24:07 | 지면정보 2016-10-11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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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젠다로 떠오른 난민문제
우리도 고령화·북한붕괴 시 대비해야

최희남 < 세계은행 상임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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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 중 마지막으로 주재한 유엔 총회의 중요한 의제는 난민과 이주민 문제였다. ‘이주 및 난민 관련 고위급 회의’와 ‘난민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 및 책임 분담 필요성을 확인했다. 올해 난민 수용 인원을 두 배로 늘려 36만명 이상을 수용하고 45억달러의 재정을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2015년 말 현재 강제 이주민 6530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당초 목표로 한 매년 난민의 10%를 정착시키자는 주장은 일부 국가의 반대로 수포로 돌아갔다. 불행하게도 같은 시기에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난민구호 현장 활동과 입양을 통해 사랑의 실천을 보여준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의 이혼 기사였다.

원래 이주민은 이주 동기에 따라 경제적 유인에 의한 ‘자발적 이주민’과 폭력, 전쟁, 처형 등을 피하기 위한 ‘비자발적인 이주민(난민)’으로 구분된다. 세계 인구에서 이주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1960년 2.4%에서 2015년 3.3%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4배, 외국인 직접투자가 1970년과 2015년 사이에 7.7배 증가하고, 그리고 엄청난 규모로 확대된 글로벌 자본 흐름에 비하면 세계화 과정에서 가장 늦게 진행된 분야다.

이주의 주요 동기는 국가 간 소득 격차다. 로마에서 택시운전을 하면 아디스아바바에서보다 7배, 영국에서 일하는 회계사는 스리랑카에서보다 6배를 더 받을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일할 수 있는 노동력이 증가하는 반면 선진국은 고령화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것이 이주민 수급을 설명하는 다른 요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주민을 받은 국가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독일이고 이주민을 보낸 국가는 인도, 멕시코, 러시아다. 한때 우리나라는 칠레, 대만, 싱가포르와 같이 이주민을 보내는 송출국에서 경제발전에 따라 이주민을 받는 수용국으로 전환했다.

이주는 송출국에는 자국민에게 부족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로 인한 송금은 개발재원으로 활용돼 빈곤 축소에 기여한다. 세계은행 연구에 따르면 2015년 개도국으로 보내진 송금 규모는 4320억달러로 선진국이 지원한 공적원조 자금의 3배를 넘었다. 물론 당사국에는 가뜩이나 부족한 전문직 인력 고갈로 국가발전의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수용국에는 자국 내 일자리 감소, 사회서비스 수요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 사회문화적인 갈등을 초래할 수 있지만 고령화에 따른 자국 내 부족한 인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창의적인 전문직의 이주로 창업이 늘어나고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주민이 구글, 이베이, 인텔 같은 회사를 창업했다.

한국은 난민 발생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고 엄격한 이민, 난민정책으로 당장 발등의 불이라 여기지 않으나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잠재성장력 저하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민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더욱이 현재 유지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균형과 평화가 위협을 받는 경우 대량의 이주민과 난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비한 사전 준비와 대응이 잘돼 있는지 짚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국제적인 논의에 인도주의적인 측면과 국제개발 협력이라는 측면에서도 우리의 적극적인 기여와 참여가 요구된다. 인류 역사는 좀 더 나은 환경과 일자리를 찾아 국제적으로 이동한 이주민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이주민의 후손이 아닌 사람은 없다.

최희남 < 세계은행 상임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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