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증권사] 키움증권, 지난해 13곳 상장 주관…숨은 'IB 강자'
키움증권은 2000년 업계 최초로 무점포 온라인 주식거래 중개를 시작했다. 온라인 주식거래를 주도하면서 빠른 속도로 고객을 늘리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2005년 국내 주식위탁매매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한 번도 이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가장 큰 강점인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을 확대해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모든 금융 서비스 ‘온라인化’

키움증권은 올 들어 온라인 서비스의 질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지난 2월 말 모바일로도 계좌를 틀 수 있는 비대면(非對面)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기업공개(IPO) 청약, 주가연계증권(ELS)·소매 채권·펀드 판매, 해외 주식 매매 등 주요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해왔다. 이제는 거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9월28일 기준비대면 서비스로 개설한 계좌 수는 약 12만4000개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다.
키움증권이 선보인 로보마켓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종목 등을 추천해 준다.
키움증권이 선보인 로보마켓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투자자들에게 종목 등을 추천해 준다.
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도 한창이다. 8월 선보인 종목발굴 알고리즘 플랫폼 ‘로보마켓’이 대표적이다. 로보마켓은 금융공학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투자자 스타일에 맞춰 종목 발굴과 매매 시기 등을 추천하는 일곱 가지 서비스를 담고 있다. 주로 종목별 주가 흐름, 재무제표, 수급현황, 기업가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AI 엔진으로 분석하거나 투자자의 전략 자체를 알고리즘으로 만드는 기능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홍채 인증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증권거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기능에 쓰인 FIDO(fast identity online)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고객이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증권 거래를 하려면 공인인증서로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다.

◆IB 부문 경쟁력도 강화

다른 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도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꾸준한 투자와 영업을 바탕으로 조금씩 실적을 늘리고 있다.

기업공개(IPO) 부문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 7~8년간 약 150개 기업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3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6개 기업의 상장을 성사시켰다. 고객 대부분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으로 이들에 특화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월 중소기업 전문 증권사로 선정되면서 이 같은 전략을 더 잘 살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소기업 전문 증권사는 2년간 중소기업 관련 회사채 발행이나 인수합병(M&A) 전용 펀드 주관사를 선정할 때 우대를 받는다.

키움증권은 과거 IPO를 주관한 기업의 회사채·전환사채(CB)·교환사채(EB) 발행을 주관할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A 시장에도 꾸준히 명함을 내밀고 있다. 키움증권은 7월 말 서울에서 영업하는 티에스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하고 거래하고 있다. 지난달 말 우리은행 지분 4% 인수를 위한 입찰에 뛰어들면서 은행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