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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철의 데스크 시각] 어느 원로 기계인의 하소연

입력 2016-10-09 18:18:05 | 수정 2016-10-10 00:38:15 | 지면정보 2016-10-10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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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철 중소기업부장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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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機械産業發展(기계산업발전).’ 서울 여의도 기계회관 9층 로비에 걸려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다. 기계업계 원로들은 이 글자를 보면 아직도 가슴이 찡하다고 한다. 고마움과 그리움, 그리고 비극적으로 가신 분에 대한 애석함 등이 교차한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한 1979년 10월26일. 세상 사람들은 그날 하면 대개 ‘KBS 당진 송신소 완공식’ ‘삽교천 방조제 준공식’ ‘궁정동 안가’ 등을 떠올린다. 원로 기계인들에겐 또 다른 기억이 하나 있다. 당시 영애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기계전’(현 ‘한국산업대전’)을 찾은 그의 생전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은 “기계산업이야말로 조국 근대화와 자주국방의 초석”이라며 관계자를 일일이 격려했다. 빠듯한 일정이지만 기계인의 주요 행사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엔 정부 관심도 예전만 못했다고 원로 기계인들은 말한다. 한국기계전 참관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고 기억한다.

외형만 화려한 한국산업대전

최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내린 한국산업대전은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10만㎡ 대규모 전시장에 34개국 1286개사가 참가해 외형적으론 ‘성황’이었지만 한국기계산업의 현주소가 여전히 초라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계류 수출 10대국’ 이름이 무색하다. 한국 기계류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고작 3%. 수출 1위 품목 수에도 경쟁국에 한참 뒤져 있다. 독일 58개, 중국 17개, 일본 14개, 미국 12개인 반면 한국은 1개였다.

차세대 산업의 핵심인 초정밀 공작기계 분야에선 제대로 ‘명함’도 못 내민다. 초정밀 공작기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등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에 들어가는 부품을 가공한다. 5~8t에 달하는 초정밀 공작기계의 ‘머리’는 본체에 연결하는 노트북 모양의 컴퓨터정밀제어(CNC) 모션 컨트롤러다. 무게가 1~2㎏ 선이지만 전체 기계값의 최고 40%를 차지한다. 독일 지멘스와 일본 화낙 등이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래서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이 성장하면 과실은 일본과 독일 업체가 챙긴다’는 말이 나온다. 스마트폰 등 차세대 첨단 제품을 만들기 위해 주요 기계장비·시스템 개발, 특수 부품 등을 일본과 독일 업체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관심이 필요하다"

왜 중화학 분야 중 유독 기계산업 발전이 더딜까. 기계산업은 제조업 중에서도 기초 산업 성격이 강하다. 부품과 소재를 제조·처리하는 뿌리 산업과 중견·대기업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뤄야 발전할 수 있다. 게다가 웬만한 원천 핵심 기술과 지식재산권은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다. 기초 산업에 대한 장기 투자와 기업 규모 간 이해관계 조정, 정책적인 배려 등이 더 필요한 이유다.

“이젠 기계산업을 제대로 이해하는 공무원도 드물다. 정책 순위도 IT, 바이오 등에 한참 밀려 있다. 업체가 영세하지만 전 세대가 흘린 피와 땀을 후세에 결실로 물려주고픈 열정은 아직도 뜨겁다. 박 전 대통령처럼 정치 지도자가 직접 나서 기계인을 격려한다면 공무원도 움직일 것이고, 기계인들도 꿈을 갖고 뛸 수 있을 텐데….” 엊그저께 만난 원로 기계인의 하소연이 아직도 귓전을 맴돈다.

김태철 중소기업부장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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