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오는 10일을 전후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제6차 핵실험을 하는 등 도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여러 가지 도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이번엔 '10·10도발'?…"장거리미사일 발사 징후"
정부 고위 당국자는 7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기지의 활동이 최근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일 등 내부 행사와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외적 환경 등을 겨냥해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을 매우 높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80tf(톤포스·80t의 추력) 성능을 지닌 ‘백두산계열’의 신형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엔진 분출시험을 했다. 지난 2월 발사한 광명성호가 27t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묶은 로켓임을 감안하면 백두산계열은 1단 추진체에 80t 엔진 4개를 묶어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개발될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신형 로켓을 발사할 만큼 개발이 진전된 것으로 보이지 않으나 북한이 항상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해왔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이전 사진들과 비교한 결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 갱도 입구 부근에서 “트럭으로 추정되는 큰 물체와 입구 건물 옆의 건축자재나 상자로 보이는 물체들이 새로 발견됐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북쪽(2번) 갱도는 5차 핵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우리 군 관계자는 “지난달 9일 5차 핵실험을 한 2번 갱도와 핵실험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은 3번 갱도 가운데 어디 쪽에서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군은 이와 함께 북한이 노동·무수단 등 중거리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강원도 원산과 함경남도 신포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수시로 북한의 동향과 안보 상황을 보고받는 등 북핵 위기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이 대통령의 최우선 의제”라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높아 5차 핵실험 직후 내려진 ‘준(準) 비상체제’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북핵 문제 대응 협의 등을 위해 지난 4일 미국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장진모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