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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을 위한 경영학] (10)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오류들

입력 2016-10-07 16:48:57 | 수정 2016-10-07 16:48:57 | 지면정보 2016-10-10 S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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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과정의 수많은 함정들

특정 정보·사람 등에 맹신
변화 거부하고 현상태 고수
지나친 자신감·신중함도 문제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래전부터 예견된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대책에 나선 시점, 속도, 주체, 과정 등에서 총체적인 질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의사결정의 질적인 측면에서 실패 사례로 기억될 징후도 농후하다. 과거 GM, 일본항공 등이 빠르고 적절한 의사결정으로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한 사례와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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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바뀌는 현대 경제·경영 환경에서 의사결정의 적절성과 속도는 기업과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다. 신속하고 스마트한 의사결정은 많은 사회과학 학자의 끊임없는 연구 대상이다. 다임러벤츠의 전임 최고경영자(CEO) 위르겐 슈렘프는 반대를 무릅쓰고 크라이슬러사를 합병했다가 9년 만에 헐값에 되팔았다. 이렇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도 종종 치명적인 오류를 범한다. 비즈니스전략 전문가 앤드루 캠벨 등은 의사결정 과정을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보고 이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먼저, 의사결정은 ‘패턴인식(pattern recognition)’을 통해 상황을 판단하고 우리 기억 속에 붙어 있는 ‘감정적 꼬리표(emotional tag)’에 근거해 특정 반응을 보이는 과정을 거친다. 앞서 언급한 브로더릭 센터장은 베트남을 비롯한 전장(戰場)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이때 그는 많은 비상경보가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경험했고 경보 발생 시에는 오류가 아니라는 확실한 근거를 확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점을 체득했다.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에 상륙하고 12시간 동안 그는 17건의 제방 붕괴와 침수를 보고받았지만 동시에 주민들이 파티를 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는 정보도 함께 받았다.

그의 패턴인식 과정은 이런 상반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재난 상황에 대한 결정적인 근거가 확보되지 않았다고 인지하고, 비슷한 상황에 대해 그의 기억에 저장된 감정적 꼬리표에 근거해 판단을 유보하고 퇴근하게 된다. 그는 당시 보고서에 다음날 상황에 대한 추가 근거 확보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신경과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신뢰하는 축적된 경험에서 오는 지혜가 근본적으로 잘못 형성돼 있을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개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들을 살펴보자.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는 게으르기 때문에 범하는 것들이다. 이들은 ‘닻내림(anchoring) 효과’와 ‘현상유지(status-quo) 효과’라고 하는데 먼저 접한 특정 정보에 너무 큰 비중을 두거나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전자는 특정 정보소스 또는 특정인의 의견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경우 발생하므로 항상 열린 자세로 다양한 정보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후자는 많은 정책과 경영의 의사결정 상황에서 적극적인 행위로 인한 결과에 책임을 지기보다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소위 복지부동의 자세와 일맥상통한다.

닻내림 효과와 비슷한 유형의 오류로는 ‘회상능력(recallability) 효과’가 있는데, 이는 연관된 정보 중 매우 극적인 결과만 기억하고 여기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우다. 또 하나의 흔한 오류 유형으로 ‘확인 증거(confirming-evidence) 효과’가 있는데, 이미 특정 방향으로 마음을 정한 상태에서 다양한 정보 중 자신의 선택을 확신시키는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나친 자신감이나 신중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주식투자자를 대상으로 향후 주가가 속할 범위에 대한 예상을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 이 범위를 너무 좁게 잡아 실제 주가가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대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흔히 알고 있는 매몰원가를 고려하거나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오류, 상황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현혹되는 ‘틀(framing) 효과’ 등 의사결정자가 합리적이지 못하게 하는 오류는 무수히 많다. 결국 다양한 종류의 오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최대한 열린 자세로 다양한 정보를 편견 없이 고려해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상위 의사결정자가 되기 전에 끊임없는 노력으로 좋은 의사결정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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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는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 및 실행력과 깊은 연관관계가 있다. 여기에 대해 경영학자들은 두 가지 조언을 한다. 첫째, 소통방식을 개선해 실천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격식에 치우치지 않고 진솔한 대화에 집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리더가 조직원에 대한 피드백과 보상, 기타 필요한 지원 등을 확실하게 관리해 조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다.

둘째, 전략기획과 의사결정 및 실행을 하나로 합치고 이를 일상생활화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조직에서는 전략기획은 연초 또는 1년에 수차례 정기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실행계획이 중심이 된 전략기획으로 만들어 항시 진행하라는 것이다. 추가로 부서나 사업부 중심이 아니라 전사적 이슈를 중심으로 하도록 조언하고 있다.

개인과 조직의 의사결정에서 오류를 줄이고 신속성을 추구하는 것은 조직경쟁력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개인과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연적으로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다.

오정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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