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코리아! 이대론 안된다] 개발·관광객·자연보전 '세마리 토끼' 잡은 호주 블루마운틴
호주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90㎞ 떨어진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2000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억3950만㎡ 규모의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공원이다. 이 공원은 호주의 다른 국립공원보다 상당히 개발돼 있다. 궤도열차가 다닌다. 케이블카도 설치돼 있다. 이 시설들은 관광객의 편의를 도우면서 숲을 사람의 발길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입장료와 시설이용료는 국립공원의 주된 수입원이다.

궤도열차는 공원 내 ‘카툼바’ 마을의 석탄광산 계곡에 있다. 운행구간은 1㎞. 열차 선로는 석탄을 운반하던 200여년 전의 레일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관광객이 블루마운틴의 석탄채굴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궤도열차는 등산객을 지정된 등산로로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관광객들은 이 열차를 이용해야만 관리소가 지정한 카툼바 지역 7㎞ 구간의 공식 등산로 ‘로라’ 숲에 다다를 수 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궤도열차가 생기기 전에는 등산객들이 여러 경로로 접근하는 통에 많은 오솔길이 만들어져 공원 훼손이 심각했다”며 “열차 운행 후 오솔길은 자연적으로 복원됐고 동물 수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카툼바 지역에는 케이블카도 운행한다. 1958년 가설된 이 케이블카는 226m 깊이의 제미슨 계곡을 가로질러 720m를 왕복 운행한다. 설치 과정에서 카툼바 주민들과 전력 공급, 자연환경 훼손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금은 국립공원을 대표하는 시설 중 하나가 됐다. 산세가 험하고 웅장한 블루마운틴의 자연경관을 추락 위험 없이 한눈에 볼 수 있어서다. 궤도열차와 케이블카는 관광수입을 올리는 데도 한몫한다. 블루마운틴 입장료는 성인 기준 39호주달러(약 3만3000원)다. 궤도열차와 케이블카 이용료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해마다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00만명이 넘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