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고반발 하이브리드' 와 만나다
골프채는 샤프트 길이가 길수록 더 멀리 칠 수 있다. 5번 아이언이 7번보다 20야드 이상 멀리 나간다. 단점은 정확성이다. 9번보다 3번 아이언으로 공을 목표 지점에 보내는 게 더 어렵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괴짜 골퍼’에서 ‘필드 위의 과학자’로 별명이 격상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모든 아이언을 7번 아이언 길이로 통일했다. 롱 아이언은 짧아지면서 거리가 줄었지만 방향성이 좋아졌다. 쇼트 아이언은 기존보다 정확성이 떨어졌지만 더 멀리 보낼 수 있게 됐다.

아이언 헤드를 떼어내고 여기에 우드 형태의 헤드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아이언도 있다.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골퍼 사이에서도 하이브리드 아이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롱 아이언 헤드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만들어 정확성을 높이고, 쇼트 아이언은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 미즈노, 브리지스톤, 핑, 아담스 등 용품 브랜드 대부분이 이런 아이언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아담스의 ‘뉴 콤보 아이언’의 경우 남성용은 7번, 여성용은 8번까지 하이브리드 헤드를 끼웠다.

뱅골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3번부터 웨지까지 모든 아이언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형규 뱅골프 사장은 “하이브리드 아이언은 고반발 드라이버를 개발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적용한 고반발 아이언”이라며 “기존보다 두 클럽을 짧게 잡아도 비슷한 거리를 보낼 수 있고 정확성을 높여 주말골퍼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아이언의 가장 큰 장점은 스위트스폿이 더 넓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아이언으로 중심에 맞추지 못했을 때 공이 벗어나는 범위를 어느 정도 잡아준다. 하이브리드 헤드가 반발력을 높이면서 무게를 골고루 배분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헤드 형태가 둥글고 바닥 부분이 평평한 것은 뒤땅 방지에 효과적이다. 스윙이 잘못됐을 때도 기존 아이언처럼 땅을 파고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하이브리드 아이언은 기존 아이언보다 헤드 자체가 훨씬 가볍기 때문에 무게가 30% 이상 덜 나가 여성, 시니어 골퍼도 스윙하기가 한결 편하다”며 “여기에 뱅골프 드라이버가 갖춘 반발계수 0.925의 고반발 기술을 아이언에도 접목해 기존보다 최대 40야드를 더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