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삼성전자 공격 나선 엘리엇
지난해 삼성물산을 공격한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에 선전포고를 했다. 엘리엇 계열의 펀드 두 곳이 삼성전자에 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해줄 것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 계열의 두 펀드는 지분 0.62%를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월가의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가세하면 삼성전자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 계열의 블레이크캐피털과 포터캐피털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전자 이사회에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제안을 서신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서신에서 두 펀드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와 삼성물산의 합병을 검토할 것 △30조원 규모(주당 24만5000원)의 특별 현금배당을 할 것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시킬 것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이사회에 사외이사 3명을 추가해 기업경영구조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선도적인 기술 기업이지만 비슷한 수준의 다른 기업과 비교할 때 보통주 주가가 30~70%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보통주 총수(1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 가정)의 약 0.62%에 해당하는 보통주 76만21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엘리엇 계열 펀드가 요구사항을 이사회에 보내왔다는 내용을 오후 늦게 보고받았다”며 “아직 내용 검토가 끝나지 않아 뭐라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