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경남본부는 연초 서민자녀 장학금 3억원을 재단법인 경상남도장학회에 전달했다. 농협은행  경남본부  제공
농협은행 경남본부는 연초 서민자녀 장학금 3억원을 재단법인 경상남도장학회에 전달했다. 농협은행 경남본부 제공
올 연말 운영 기간이 끝나는 경상남도 금고 유치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경상남도는 5일 본관 소회의실에서 금고 지정 관련 설명회를 연다고 4일 발표했다. 설명회를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해 금고지정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11월 초 새로운 금고 운영 금융회사를 지정할 계획이다. 2014년 말 도 1금고를 지정할 때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경남은행 등 네 곳이 제안서를 냈다.

도 금고 지정은 은행법에 따른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경쟁 방식으로 이뤄진다. 약정 기간은 2017년부터 2019년 말까지 3년간이다. 도는 공고를 통해 종합평가에서 1순위 금융회사를 제1금고, 2순위 금융회사를 제2금고 운영자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제1금고는 일반회계와 농어촌진흥기금 등 5개 기금을, 제2금고는 공기업특별회계(지역개발기금) 1개와 김해관광유통단지조성 등 특별회계 4개를 관리한다. 이 구분 기준에 따른 금액(지난해 말 평균 잔액)은 1금고가 약 8000억원, 2금고는 약 3300억원이다.

지역 금융회사는 도내 18개 시·군의 상급기관인 도의 예산을 관리한다는 상징성과 자산 운용의 안전성, 여기에 부수적인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금고 유치에 사활을 건다. 시중은행도 경쟁에 가세한다.

이번 금고 선정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은 경남은행의 재탈환 여부다. 도 금고는 2014년까지만 해도 농협은행이 제1금고, 경남은행이 제2금고를 나눠 관리했다. 2014년 초 BNK금융지주가 경남은행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에 반발한 경상남도가 경남은행과의 도 금고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도는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의 금고 신청 자격까지 제외해 농협은행에 금고 운영권 전체를 내줬다.
BNK금융그룹은 지난해 8월 경남도청을 찾아 서민자녀 장학기금 100억원 기탁을 약속했다. 경남은행  제공
BNK금융그룹은 지난해 8월 경남도청을 찾아 서민자녀 장학기금 100억원 기탁을 약속했다. 경남은행 제공
경남은행은 이번에 잃었던 도 금고 운영자 지위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BNK금융그룹 차원에서 도에 서민자녀 장학금 100억원을 맡긴 것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의 관계 복원에 힘써왔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지역 대표은행으로 도의 성장 발전에 기여하려 노력했으며, 이런 부분이 충분히 부각되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 “도 금고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성에 나선 농협은행 경남본부 역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올해 초 서민자녀 대학생 장학금으로 3억원을 경상남도장학회에 전달한 것을 비롯해 채무제로 달성 기념 음악회와 걷기대회 등 도의 주요 행사를 후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경남 도정과 관련한 금융서비스 지원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도 금고 지정 공고 기준에 맞춰 성실하게 자료를 준비해 제안서를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금고 지정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100점 만점)은 금융회사의 대내외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30점), 도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18점),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23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0점), 지역사회 기여 및 도와의 협력사업(9점) 등이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