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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못견딘 금융사들…구조조정 '몸부림'

입력 2016-10-04 18:42:05 | 수정 2016-10-04 23:38:57 | 지면정보 2016-10-05 A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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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그로스의 자산운용사도 영국 경쟁업체와 합병

영국 헨더슨, 미국 야누스 인수
350조원 굴리는 '투자공룡' 탄생

네덜란드 ING는 7000명 감원
일본 메트라이프도 희망퇴직 수순
수익성 악화에 비용절감 안간힘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금융회사들이 생존법을 강구하고 나섰다. 수익성이 나빠지자 직원·지점 구조조정으로 운영비를 절감하거나 타사와 합병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도 한다.

◆액티브펀드 “뭉쳐야 산다”

영국 자산운용사인 헨더슨그룹은 3일(현지시간) 채권왕 빌 그로스가 펀드매니저로 일하는 미국의 경쟁사 야누스캐피털을 20억1000만파운드(약 2조8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야누스는 채권 전문 자산운용사다. 합병회사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3200억달러(약 355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글로벌 20대 자산운용사로 거듭난다. 본사는 영국 런던에 두되 상장은 뉴욕증시에 새로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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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레너도스 RBC 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초저금리 시대에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헨더슨과 야누스 모두 힘든 상황이었다”며 “이번 합병은 방어적인 합병”이라고 규정했다. 저수익에 덩치라도 키워 비용을 아끼자는 게 합병의 주된 목적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 회사는 합병 3년 뒤부터 연간 1억1000만달러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헨더슨과 야누스 같은 액티브펀드(특정 종목·업종을 선별해 투자하는 펀드) 위주 자산운용사들은 높은 운용수수료만도 못한 투자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위기를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수료가 낮은 인덱스펀드,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패시브펀드에 몰리는 중이다.

시장분석업체 모닝스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덱스펀드 같은 저비용 패시브펀드 투자자산 규모(6조달러)가 230% 증가한 반면 액티브펀드(24조달러)는 54%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ING, 7000명 구조조정

구조조정도 일상이 됐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는 같은 날 온라인 서비스에 집중하겠다며 ‘텃밭’인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대량 감원 계획을 내놨다. 2021년까지 벨기에에서 정규직 3500명(33%), 네덜란드에서 2300명(15%)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ING 외주업체에서도 1000여개 일자리를 없애겠다고 했다. 초저금리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직간접 인건비를 대폭 깎기 위한 조치다.

ING는 대신 디지털 기반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데 8억유로(약 1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법으로 2021년까지 총 9억유로(약 1조110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자금을 굴려야 하는 생명보험회사나 연기금도 ‘악’ 소리 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 돈을 굴려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지금 같은 초저금리에서는 가입자에게 약속한 최저 보장금리조차 지키기가 쉽지 않다.

미국 메트라이프생명 일본법인은 이달부터 전체 1만100명 중 48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때문에 주요 채권금리(만기수익률)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저축성보험 등 주요 상품을 판매해봐야 돈이 되질 않아서다.

상대적으로 금리를 좀 더 쳐 주는 장기채권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종전에는 볼 수 없었던 초장기채권 발행도 늘고 있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50년 뒤인 2067년 3월1일 만기가 되는 채권을 조만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 등에 이어 50년 만기 채권 발행 국가가 될 예정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y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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