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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대란' 겪고도…갈등조정 기능 축소한 정부

입력 2016-10-04 18:49:12 | 수정 2016-10-04 21:52:46 | 지면정보 2016-10-05 A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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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협의회 2년 전 폐지
현안회의서 논의한다지만 조정업무 늘 후순위로 밀려

국무조정실 관련 예산도 7년 새 23% 줄어들어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도 정부의 조정 기능은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밀양 송전탑 대란’에 이어 영남권 신공항 건설,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지역 간 갈등 현안이 잇달아 터지면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부는 갈등 조정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갈등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의 선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갈등관리 협의체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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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무조정실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갈등점검협의회를 2014년 8월 폐지했다. 이 협의체는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이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중립적인 갈등중재기구를 설치해 활용하거나 갈등 해소를 위한 상시적인 협의 조정 기구를 두는 등 갈등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같은 해 6월 신설됐다.

당시 정부는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갈등점검협의회를 분기마다 열어 갈등 현안을 점검하고 해결책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다섯 차례 열리고 없어졌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갈등점검협의회를 현안점검회의로 확대해 매주 열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안점검회의에서도 갈등 과제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안점검회의는 갈등관리정책협의회처럼 법적 근거(공공기관의 갈등 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가 없어 갈등 과제 해결의 추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도 20% 이상 감소

관련 예산도 줄었다. 국무조정실의 ‘공공기관 갈등 관리’ 사업 예산은 2009년 3억6600만원에서 올해 2억8100만원으로 7년간 23.2%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갈등 관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개발비는 2014년 1억원에서 올해 6000만원으로 줄었다. 업무추진비만 같은 기간 700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늘었다. 갈등과제 목록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연초마다 선정해 국회에 제출하던 갈등과제 목록이 지난해 없어졌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작년부터는 일괄 선정이 아니라 수시 관리 방식으로 전환했고 국민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회적 비용만 눈덩이

정부의 갈등 현안 관리 부실로 사회적 비용은 불어나고 있다. 국무조정실의 갈등과제 목록에 이름을 올렸던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는 지금도 미결 상태다. 국보 제285호인 암각화를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댐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문화재청과 식수 확보를 위해 댐이 필요하다는 울산시가 2003년부터 팽팽히 맞서고 있다. 2013년 가변형 임시 물막이를 설치하는 해법을 찾았지만 지난 7월 최종 모형실험이 실패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는 1999년부터 안양시, 의왕시 등 관련 지자체 간 갈등만 키우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 갈등 수준은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4개국 중 다섯 번째로 높다.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연간 최소 8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 의원은 “사회 갈등으로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은 늘어나는데 주무부처인 국무조정실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며 “축소된 갈등 관리 기능을 개선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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