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맞춤사업이 '가뭄에 단비'…'죽음의 계곡' 건넌 스타트업
양철진 아시아특수재료 대표는 2014년 4월 창업했다. 포스코 협력사에 15년을 다닌 그는 ‘철 부산물을 섞은 시멘트(슬래그 시멘트)를 팔아보자’는 제안을 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접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창업진흥원의 ‘창업맞춤형 사업’은 가뭄에 단비였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뽑혀 5000만원 가까이 지원받았다. 덕분에 공사장에 꼭 맞는 강도를 내면서도 일반 시멘트보다 10~20% 저렴한 슬래그 시멘트를 개발할 수 있었다. 양 대표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올해 매출 10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창업진흥원의 창업맞춤형 사업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생존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기 이전 유동성 위기를 겪는 소위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데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사업이 도입된 2012년부터 작년까지 총 3047명의 창업자가 선정됐고, 약 1722억원의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이 기간 지원받은 창업 기업의 매출은 3106억원, 일자리 창출은 5399개에 이른다. 2012년 지원받은 기업의 생존율은 66.9%, 2013년 기업은 84.2%에 달했다. 창업 3년 기업의 평균 생존율 38.2%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이 사업은 창업 3년 미만의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창업 기업이 KAIST 부산디자인센터 등 32개 주관기관에 신청하면 각 기관이 평가를 거쳐 선정한다. 주관기관은 정보통신, 전기전자 등 7개 분야로 특화했다.

사업 대상자로 뽑히면 연구개발(R&D) 연계, 해외 전시회 참가 등 최대 35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1000만원 상당의 멘토링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사업 모델을 잡아주고 아이템 개발을 뒷받침한다.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223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창업진흥원은 당초 400개사로 잡았던 지원 대상을 480개사로 늘렸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